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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개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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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28476
ISBN
9791172132668
페이지,크기
232 , 128*188mm
출간일
2025-06-06
[출판사서평]
“개가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개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난생처음 어린 개와 살게 된 한 소설가의 애틋한 모험담
정이현의 따뜻한 귀환, 8년 만의 신작 산문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도시생활자의 풍속도를 날카롭게 포착해 표현함으로써 “도발적, 감각적, 치밀함, 쿨함, 경쾌함, 생동감, 재미” 등의 상찬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활력을 주도했던 정이현. 남성 중심적 가치관의 부조리를 비튼 첫 장편소설《달콤한 나의 도시》는 50만 부가 판매되며 드라마로 제작되어 신드롬을 낳았고, 이후 《너는 모른다》《안녕, 내 모든 것》《오늘의 거짓말》《상냥한 폭력의 시대》 등을 거치며 문단과 대중의 고른 신뢰와 지지를 얻어왔다. 이른바 거대 담론에 가려 조명받지 못했던 개인의 정체성을 한 세대의 절실한 성장담으로 호명하며 시대의 기후를 날렵하게 갱신한 예가 근래에 있었던가. 사회와 인간을 새롭게 해부하고 통찰해온 작가의 행보가 지금 우리가 누리는 문학적 성취의 토대 혹은 통로가 되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우리가 녹는 온도》 이후 8년 만에 신작 산문으로 돌아왔다. 일찍부터 개라는 종과 가까웠더라면 “속이 더 따뜻하고 말캉한 사람”이 되었을 거라고 작가는 이제 장담한다. 2022년 12월까지만 해도 개를 만지지 못했던 그에게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어린 개가 왔다》는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무구한 강아지, 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이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이다. 강아지를 돌보며 혹은 강아지의 돌봄을 받으며 오로지 두 존재만이 만들어낸 내밀하고도 온전한 세계를 특유의 섬세한 문장으로 펼쳐 보인다.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에 달하는 시대, ‘펫팸족(pet+family)’을 겨냥한 사업이 활황을 띠는 이때 작가는 처음 ‘견주’가 되는 마음을 솔직하고도 애틋한 모험담으로 남겼다. 초보 반려인이 맞닥뜨리는 돌봄의 단계별 상황과 어쩔 수 없는 선택들, 외부와 내부의 편견과 갈등, 이를 점차 깨치고 배우며 넓어지는 일상의 지평,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원이 다른 사랑을 절감하기까지, 소설가로서 충돌하는 자의식을 내려두고 비로소 마주하게 된 한 연약한 존재와의 마음 쌓기의 기록은 그 자체로 독자에게 따뜻한 울림을 선물할 것이다.

이 책이 어떤 책이냐고 묻는다면 그저 개 한 마리와 사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답하겠다. 어느 날 비자발적으로 어린 개와 살게 된 초보 반려인의 좌충우돌 모험담이자 어설픈 분투기라고. 부제를 붙인다면 ‘어린 개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살았을 것들’ 혹은 ‘어린 개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살았겠지만 모르는지도 몰랐을 것들’이라고 하고 싶다._본문에서

너무나 작지만 너무나 크고 너무나 크지만 너무나 작은
‘어린 개’가 아니었다면 영영 알지 못했을 달콤하고도 상냥한 세계

바야흐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개를 못 만지는 인간이 여기, 서울에 살았다. 인간과 닿아본 적 없는 강아지가 저기, 지리산 기슭에 살았다. 아주 먼 거리였다. 당연히 둘은 서로의 존재를 몰랐다.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비자발적으로 어린 개와 함께 살게 ‘되어버린’ 소설가는 그 소소한 나날을 세밀히 기록하기 시작한다. 얼떨결에 같이 살게 된 어린 개 때문에 훌쩍이던 시간이 적지 않지만 그만큼 웃는 시간도 많았다. 킥킥, 허허, 깔깔. 녀석과 함께 있는 동안 터져 나왔던 다채로운 웃음소리들, 그 무장해제의 순간들 말이다.
1부 <모든 강아지가 개라는 걸 처음 안 사람처럼>에서는 어린 개가 작가에게 오기까지, 동물을 처음 맞는 인간이 맞닥뜨린 당혹감의 시간이 담겼다. 10대인 두 딸을 둔 엄마로서 어느덧 돌봄 노동의 끝이 보이는 때, 이제는 오랫동안 미뤄둔 소설 출간을 목표로 정진하려는 찰나 생후 3개월 추정 ‘바둑이’를 만났다. 도시 전설이나 악몽처럼 첫 육아의 고난이 생생히 떠오르고 이내 바둑이와의 당황스러운 일상이 시작된다. “건방지고 오만”하게도 인간을 중심축에 둔 채 커뮤니케이션에 비협조적인 어린 개에게 투정했지만 사실 이 강아지는 살고자 혈혈단신 먼 곳까지 온 터다. 인간과 마음을 나눈 적도 없을 야생의 이 아이 또한 생전 처음 어느 집에 깃들어 애를 쓰고 적응 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세계는 기우뚱 기운다. “제대로 모르면서 대충 지나쳐버리거나 무성의하게 넘겨짚어온 일들”이 그동안 인생에 얼마나 많았을까.
2부 <개와 나 사이>는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개와 나의 일상 이야기다. 울타리에서 발을 떼어 나가기를 거부했던 아이를 인내심 넘치는 훈련 끝에 밖으로 이끌기도 잠시, 맹렬한 무한 점프의 비밀이 밝혀진다. 이갈이 시기를 지나자 이제는 반려견 예방 접종과 산책을 결정해야 하는 때가 온다. “시기를 놓치면”이라는 마법의 주문이 많은 엄마의 마음을 옭아맨 것처럼 역시나 ‘적정 시기’라는 말은 초보 견주의 조바심을 자극한다. 첫눈이 내리는 저녁 ‘견생’ 최초의 눈을 본 바둑이의 반응은? 아이들과 나간 산책에서 뜻밖의 사고가 나고 다시 길 위에 서기까지 바둑이의 심기일전은 그 자체로 눈물겹다. 사유 영역에서의 산책자가 ‘프로 산책자’로 거듭나고, ‘시고르자브종’이라는 혈통에 얽힌 씁쓸한 유머를 곱씹고, 여성 견주가 산책길에 마주하는 그 모든 폭력에 대항하는 열혈 반려인으로 작가가 변화한 까닭은 인간을 사랑한 적이 있는 모든 개가 그런 것처럼 “언제나 다정하고 성실하고 착한”개 덕분이다.
3부 <너는 언제나 나보다 크다>에서는 어린 개와 함께하며 변모한 나와 그에 비례해 넓고 깊어지는 세상에 대한 이해를 담았다. ‘반려견 동반 가능’이라는 문구에 담긴 교묘한 차별과 자본주의적 속성, 바둑이 엄마의 일생을 통해 본 유기견의 가슴 아픈 실태, 시티 도그가 감당해야 하는 숙명, SNS를 활보하는 개의 활약상, 인간 육아와 비교해 비장하지 않은 개 육아의 사랑과 자유, 언젠가 닥칠 상실과 비애를 예감하며 지금을 더 촘촘하게 기억할 것이라는 반짝이는 다짐들. 어린 개를 만나기 전에는 인간만이 존재했고 그게 편협한 줄도 몰랐던 작가에게 이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종의 삶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고 그 관심을 실천으로 옮기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은 축복과도 같다.

《어린 개가 왔다》를 읽는 동안 다섯 번 울고 열 번 소리 내어 웃었다. ‘그냥’ 개와 ‘그냥’ 내가 만나 이 우주를 기우뚱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 이 발휘되는 순간들. 소중한 대상을 지키기 위한 용기, 분투, 사랑. 그리 고 나의 어린 개. 너무나 작지만 너무나 크고, 너무나 크지만 너무나 작은 어린 개를 만나지 못했다면 영영 알지 못했을 세계.
서로를 구원해준다는 이 문장이 뻔한가? 하지만 나는 지금 이것보다 적절 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다. 왜 아니겠는가? 서로가 서로에게 단 하나의 세 계를 가져다줬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구라도 자신만의 어린 개 한 마리를 마음속에 품게 될 것이다. _손보미, ‘추천의 말’에서

당신의 ‘어린 개’는 무엇인가요?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마주하는 터닝포인트에 대하여

작가는 사는 동안 몇 번의 전환기가 있었다고 고백한다. 술을 마시기 전과 후, 소설을 쓰기 전과 후, 운전을 하기 전과 후, 출산과 육아를 하기 전과 후, 그리고 가장 특별한 변곡점은 어린 개를 만나기 전과 후라고.
2002년 30대 초입에 등단을 하자마자 받은 많은 독자의 관심과 사랑에 화답하려면 전진만이 답이었다. 정신 없이 계속되는 집필, 연재, 출간, 외부 활동. 이후 가정을 꾸리고 육아를 이어갔던 40대에는 안 보이는 벽 앞에 선 느낌이기도 했다고 한다. 집중력이 무너지고 삶의 동력은 소진된 시기.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고 필사적이던 때라 대외적인 일을 줄일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 순간 출간도 점점 미루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인생에서 전혀 예상한 바 없는 개를 키우며 자신과 생활, 일상이 변화하고, 그렇게 만끽한 “절대 순수의 세계”를 다시 글로 쓰면서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의지의 산물이자 새로운 다짐, 용기의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어린 개와 함께한 나날은 그 자체로 작가에게 전환점이 된 셈이다. 《어린 개가 왔다》의 ‘어린 개’는 바둑이라는 실물 강아지 또는 반려동물만이 아니라 인생의 예기치 못한, 작지만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상징하는 단어다. 누구에게나 어린 개의 순간은 반드시 온다고 작가는 다정하게 말한다. 비록 지금 어둡고 힘겨운 시기 한가운데 있는 듯한 생각이 들 때조차 그 순간은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작가가 몸소 체득한 낙관으로 빛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는 자신만의 ‘어린 개’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볼 것이다.

나와 루돌이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나는 이제 안다. 누구의 인생에도 ‘어린 개’의 순간은 온다는 것을._본문에서

[목차]
들어가는 글_이야기는 시작되었다

1부 모든 강아지가 개라는 걸 처음 안 사람처럼
아주 먼 곳의 강아지 부서지기 쉬운 글로 배운 모든 것 하물며 알 수 없음 안과 밖 흰 종이에 나무 한 그루 발이 큰 아이 강아지똥 너의 이름은

2부 개와 나 사이
그의 마음을 가만히 오해가 있는 풍경 너 하나 나 하나 몸과 마음 사이 비자발적 산책자의 탄생 루틴에 대하여 충분하다 그냥 개예요 너무 크거나 너무 크지 않은 웃음이 나옵니까?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3부 너는 언제나 나보다 크다
동반? 가능한데 불가능합니다 오늘 마감 이유 앙뇽, 나눈 루돌이얌 루돌이 엄마 개를 찾습니다 비포/애프터 영원히 아기 시티 도그 한밤의 애도 감당하는 사랑 언제까지나 기다리기

에필로그_ 당신의 ‘어린 개’는 무엇인가요?
추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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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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