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이라는 책 제목과 표지 그림만으로도 ‘이 그릇들은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드는 책이 출간됐다.
“내가 좋아하는 그릇에 기대어 살았다”라고 말하는 이 책은
빌레로이앤보흐 부르겐란트, 스타우브 라이스 꼬꼬떼, 터키식 차이 세트, 르크루제 원형 접시와 같은 조금은 생소한 그릇들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취향을 떠나, 그릇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존재다.
본인 밥그릇은 본인이 갖고 태어난다거나, 그 사람은 그럴 그릇이 못 된다거나, 심보가 아주 간장 종지 같다거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거나, 이미 깨진 접시는 다시 붙일 수 없다거나 하는 말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들이다”라 얘기하며
그릇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존재라 말한다.
이 책은 “부르겐란트에는 새침데기 같은 케이크보다는 투박하기 그지없는 호밀 빵이나 숭덩숭덩 썰어낸 바게트 따위가 잘 어울린다.”
“기본적으로 그릇은 깔끔하고 차분한 것이 좋다. 무엇을 담아도 어울리고 담긴 것을 더 돋보이게 한다.”
“어떤 계절은 그릇으로 기억되기도 하는 듯싶다.”와 같은 문장들을 자주 만날 수 있으며,
이런 글을 읽으면 내가 가진 그릇이 새삼 달리 보이고, 그릇들을 다시 한번 매만져보게 될 것이다.
마음에 드는 그릇을 만나면 언제나 뒷면을 뒤집어보고
해외 일정 중엔 맛집에서 배를 채우기보다 그릇 가게에서 현지 그릇을 사들여 가방을 빵빵하게 채우는 사람이라 말하는 길정현 작가는
“나는 당신에게 위로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혹여 지금까지 위로가 되는 존재를 찾지 못했다면 부엌 구석에 자리 잡은 투박한 머그잔에라도 기대어보기를,
그렇게 조금씩 위로가 되는 존재를 찾아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 부분에는 ‘빈티지 그릇은 왜 이렇게 비싼가?’,
‘빈티지 그릇, 식기로 사용할 시에는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
‘빈티지 그릇, 씻는 방법이 따로 있다고?’와 같은 그릇과 관련된 Q&A도 만나볼 수 있다.
목차
프롤로그
킨츠기(金継ぎ),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사람 20
휘뚜루마뚜루
빌레로이앤보흐 부르겐란트 24
삼치 솥밥을 위하여
스타우브 라이스 꼬꼬떼 30
빙열과 함께 봉인
터키식 차이 세트 36
스뎅병에 걸렸어요
스테인리스 티포트 42
내 취향 밖의 세계
르크루제 원형 접시 48
나의 첫 빈티지
아라비아 핀란드 로즈마린 54
그 물건의 쓸모
에그 스탠드 60
사람은 가도 물건은 남는다
로열 앨버트 레이디 칼라일 66
최소한 이 정도는
오벌 형태의 다양한 접시들 72
음유 시인의 따스함을 담아
빌레로이앤보흐 트루바두르 76
쉬이 사라지고 이후 남는 것
차이나 펄 식기 세트 82
내 취향만으로 사는 것이 아닌 세상
레녹스 버터플라이 메도우 6인 세트 88
삶은 계속된다
델타 에스프레소 잔 94
오래도록 묵묵히 함께
젠 레이첼 바커 식기 세트 102
단순한 세계
쇼트즈위젤 와인잔 108
세상살이의 스펙타클함과 어려움
온느 씨의 스파냥 찻잔 114
나 자신을 가장 잘 돌볼 수 있는 사람
나의 차 도구들 120
사용할 수 없는 접시
로열 코펜하겐과 빙 앤 그뢴달의 연도 접시 126
인간은 구질구질하고 추잡하고 치졸하고
치사하고 나약하고 또 악하다
포트메리온 블루 하비스트 132
할머니와 송편
아코팔 할리퀸 6조 세트 138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일
파이어 킹 제디트 컵 앤 소서 144
그릇을 만들어보자
내가 만든 접시 150
허무는 공평하게
아라비아핀란드 똔뚜 156
220개의 일회용 컵
나의 텀블러 164
좋아하는 것이 많다는 것
앤슬리 브램블리햇지 170
젖병의 세계
더블하트 유리 젖병 176
빈티지 그릇에 대한 Q&A 182
에필로그
당신에게 위로가 되는 것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