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열다섯 살 소녀 Audrey는 불안장애를 겪고 있으니 이유는 왕따였다. 활달하진 않지만 비교적 무난한 성격이며 나름 공부도 잘해서 친구들과 잘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믿었던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게 된 이후로 그녀는 선글라스를 끼기 시작했다. 낮이든 밤이든, 맑든 흐리든 상관없이 말이다. 도저히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칠 수 없는 대인기피증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했지만 어느 정도 심리치료를 받고 호전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바깥출입을 할 수가 없다.
언제나 집안에만 머물러 있지만 결코 편안하지는 않다. 온라인게임에 빠져서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는 오빠 때문이다. 한국의 프로게이머처럼 수십억 원의 돈을 벌겠다고 한다. 엄마는 이런 오빠가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죽하면 엄마가 700파운드짜리 노트북을 집밖으로 집어던져 버렸을까. 그러던 어느 날 오빠와 같이 게임을 하기 위해 찾아온 남자가 있다. 이름은 Linus, 학교 연극무대에서 그를 처음으로 봤는데 큰 키에 굉장히 잘 생겼다. 심장이 두근두근한다.
《Shopaholic Series》로 칙 릿(Chic-lit) 소설분야를 거의 석권하다시피 한 Sophie Kinsella가 들려주는 10대 소녀의 사랑이야기 《Finding Audrey》입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소녀가 사랑으로 치유하고 극복한다는 아주 단순한 성장담인데요, 왕따로 상처 입은 소녀의 상황이나 게임중독에 걸린 오빠 등 소설 안팎의 배경이나 여러 가지가 꽤나 와 닿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시련을 극복하고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판타지가 아니라 차근차근 발을 내밀 수 있는 용기와 격려가 한껏 담겨 있다는 것이 외려 위안을 주기도 하는데요, 비교적 어두운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교훈이 아니라 뒤집어지는 유머입니다. 칙 릿의 대가가 들려주는 유쾌하고도 즐거운 소녀의 첫사랑이라 그냥 재미있게 읽기만 하면 됩니다.
눈길을 끄는 대목 중에 하나가 게임에 관한 한국의 묘사입니다. 진짜 웃기는 대목이 많은데, 우리나라가 정말 이 정도로 게임강국이었나 싶어요.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