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축구를 좋아하는 Willy에겐 고민이 한 가지 있다. 연습을 줄곧 하는데 시합에 나가질 못하는 것이다. 체격이 작은 것도 이유이지만 축구화를 살 돈이 없어 운동화를 신은 채 그라운드를 뛰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은 Willy에게 패스를 잘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된 공장을 지나던 중 아빠와 닮은 누군가가 축구연습을 하는 걸 보게 되고, 이윽고 둘은 공놀이를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연습을 마친 후 그 사람은 Willy에게 자신의 축구화를 선물로 주는데, 그때부터 Willy가 생활이 달라졌다. 덩치 큰 친구들을 상대로 자신의 재간을 뽐내더니 주말 시합에 선발 명단에 오르기도 한다.
드디어 시합 당일 아침, 들뜬 마음에 제대로 잠을 뒤척이던 Willy는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고 급하게 뛰쳐나가다 마법의 축구화마저 집에 놓고 온다. 가뜩이나 체격이 작아서 놀림감이 되는데, 과연 Willy는 시합에서 잘 할 수 있을까?
언제나 고릴라나 침팬지를 주인공으로 삼는 작가 Anthony Browne이 축구소년 Willy를 앞세워 이야기를 하네요. 《Willy the Wizard》는 비록 축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축구에 아니라 운동회나 연극, 주제발표와 같이 다른 소재를 치환해도 됩니다. 아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할 상황에서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혹시나 나 때문에 일이 엉망으로 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는 주제인데요, 성장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이토록 잘 이해하는 작가도 드물지 싶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