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마치 황실의 보물처럼 우아하고도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 러시아의 천재적 일러스트레이터 Gennady Spirin이 그림 하나하나 사각의 귀퉁이까지 심혈을 기울여 탄생한 《The Tale of the Firebird》입니다. 러시아에 구전되어 내려오는 동화 세 가지를 작가적 상상력으로 각색한 내용인데요, 책을 펼치는 순간 입에선 찬탄이 저절로 쏟아져 나옵니다. 마치 은은하고도 화려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오로골의 뚜껑을 연 것만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우리나라에선 그림형제 또는 안데르센의 동화가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와 버금가는 존재가 바로 러시아의 아파나셰프(Afanasyev)입니다. 그림형제처럼 그도 러시아의 민화를 수집해 귀한 이야기를 전했죠.
우리 전래 동화의 주인공이 해학적인 도깨비라면 러시아에선 단연코 불새인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랑받은 이야기는 ‘이반 왕자와 불새’일 겁니다. 많은 사랑을 받는 소중한 이야기인 만큼 다양한 버전으로 재탄생 하는데요,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처럼 말이죠. 일러스트도 예외가 아닌데요, 그 중에 하나만 꼭 선택하라고 한다면 열에 아홉은 《The Tale of the Firebird》을 꼽을 겁니다. 그만큼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작가적 상상력으로 버무림 한 러시아 민담이 Gennady Spirin의 특유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일러스트와 맞물려 굉장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데요, 마치 밤하늘에 오색찬란한 폭죽이 터지는 느낌을 주기도 하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