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자동차가 골골거리듯 마녀가 타고 날아다니는 빗자루도 연식이 있어 언제까지나 날아다니지 못해요. 마력이 떨어진 마녀의 빗자루, 어느 쓸쓸한 가을 밤 빗자루가 잘 날던 하늘을 외면하고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칩니다. 마녀와 빗자루를 구해준 건 남편을 잃고 홀로 사는 여인 Minna Shaw인데요, 마녀는 그녀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오랜 시간 친구였던 빗자루까지 외면하고는 횅하니 사라져버렸어요. 무심하게도.
하늘을 날지 못해 졸지에 버림받은 빗자루는 이제부터 홀로서기를 시작합니다. 그 첫 번째는 Minna Shaw에게 버림받지 않기입니다. 저 혼자 일어나서 부엌을 쓸고, 닭 모이를 주거나 장작을 패는 등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기 시작합니다.
《The Polar Express》 《Jumanji》 《ZATHURA》 등 환상적인 일러스트와 현란한 필력으로 독자를 홀리는 초현실주의 작가 Chris Van Allsburg의 《The Widow's Broom》입니다. Chris Van Allsburg의 작품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림동화책은 당연히 일러스트가 훌륭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재미있고 기발한 상상력도 좋고 중요하지만 일러스트가 훌륭하지 않으면 작품성에 대한 의심이 들기 마련이죠. 그런 점에서 칼데콧상은 정말 유의미하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