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제품명 ‘ROZZUM Unit 7134’ 줄여서 Roz는 말 그대로 인공지능 로봇이다. 로봇들을 잔뜩 싣고 가던 배가 순식간에 가라앉으면서 Roz는 동물들만 살고 있는 무인도에 떨어지게 되는데, 지나가던 수달의 실수로 전원이 켜지면서 Roz는 비로소 로봇으로서의 생명을 얻지만, 그것은 고행의 시작이었다. 동물들은 로봇을 경원시하며, 심지어 어린 곰들의 장난에 한쪽 다리마저 잃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로봇이 험난한 무인도의 삶을 제대로 버텨낼 수 있을까? 새로운 환경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인정받는 Peter Brown이 어느 날 갑자기 무려 288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소설을 썼으니, 《The Wild Robot》입니다. 넘치는 재능은 이야기에서도 부족함이 없는데요, 유쾌한 상상에 재미가 듬뿍 담겨 있으면서도 마지막에는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감동도 있습니다. 그냥 감동이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글썽글썽 눈물짓게 만드는 제법 울림이 큰 감동입니다.
말 그대로 전혀 낯선 곳의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적응해 과정을 그리고 있지만, 로봇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지극히 인간적입니다. 이런 로봇이 동물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하게 되는데요, 심지어 우리 사회에 이런 로봇들만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소리를 듣는 작가답게 이야기의 간극을 적절한 일러스트로 메우고 있는데요, 이런 이야기를 좀 더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 싶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