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독일 첫 출간
전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
세상에 남겨진 그림자를 품은 한 여성의 빛나는 삶이 담긴 그림책
세상의 모든 희극과 비극을 품게 된 오필리아를 찾아온
주인 없이 떠돌던 외로운 그림자들
연극을 사랑했던 부모님은 딸이 위대한 배우가 되길 바라며 이름을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에 등장하는 오필리아라고 지어 주었다.
오필리아 또한 연극을 무척 사랑했지만, 목소리가 너무나도 작은 탓에 배우가 되지는 못했다.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연극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던 오필리아는 무대 앞 객석 쪽으로 가려진 작은 상자 안에 앉아, 배우들이 대사를 잊지 않도록 속삭여 주는 일을 하게 된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들고, 시대는 변했다.
관객이 줄어들자 결국 극장은 문을 닫게 되고, 오필리아는 해고를 당한다.
텅 빈 극장 안에서 잠시 지난 삶을 돌이켜보던 오필리아는 내려간 막 위로 느닷없이 움직이는 그림자를 만나게 된다.
자신을 ‘장난꾸러기그림자’라고 소개한 그림자는 자기뿐 아니라 세상엔 아무도 원하지 않아 주인 없는 그림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혼자여서 외롭던 오필리아는 그 그림자를 받아들이고 함께하기로 한다.
그때부터, 거의 날마다 주인 없는 그림자들이 오필리아를 찾아온다.
두려움, 외로움, 질병, 공허함… 그리고 죽음
삶에 드리운 필연적인 어둠을 꿰뚫는 찬란한 삶
그림자들은 어떻게든 모습을 바꾸고 어디든 숨어들 수 있기에 오필리아가 수많은 그림자를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목격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딘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 사람들은 오필리아가 늙어서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수군대고 집주인은 집세를 터무니없이 올려 오필리아를 쫓아낸다.
세상 밖으로 내몰린 오필리아를 걱정하던 그림자들은 토론 끝에 오필리아에게서 배운 희극과 비극으로 공연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그렇게 오필리아는 그림자들과 함께 더 넓은 세상을 여행하며, 이제는 그림자들에게 대사를 속삭여 주며 멋진 공연을 펼친다.
그리고 그 공연은 주인 없는 커다란 그림자 하나가 새로 찾아올 때까지 계속된다.
죽음이라는 거대한 문 앞에 이를 때까지 우리는 소중히 주어진 이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미하엘 엔데가 아름다운 서사로 담아낸 삶의 본질에 대한 놀라운 비유는 결국 빛을 떠받치는 것이 어둠임을,
어둠과 그림자를 감싸안는 생의 모습이 그래서 빛나고 아름다운 것임을 눈물 나도록 진한 감동으로 깨닫게 한다.
오필리아가 세상에 남겨진, 아무도 원치 않는 그림자들을 품고 끝끝내 펼쳐 보이는 빛의 무대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