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 넓고 깊이 생각하는 힘!
이 책은 ‘주인공’과 ‘주변 인물’ 이 두 단어가 작가에게 주는 불편함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같은 이야기로 보일지 몰라도 누구의 시각, 누구의 생각, 누구의 입장에서 진행되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조금씩 달라진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별 것 없는 사건일지 몰라도,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내면 얼마나 깊이 있고 의미가 있는지 잘 보여 주는 그림책이다.
이 책의 간단한 줄거리는 ‘외톨이 노란 토끼가 눈 내리는 추운 겨울, 굶는 하얀 토끼들을 위해 먹을 걸 찾아 나선다.
달님의 도움으로 홍당무들을 옮겨 오지만 극한 추위로 노란 토끼는 쓰러지고 만다.’로 간단히 정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각 등장하는 ‘노란 토끼’, ‘눈’, ‘달님’, ‘홍당무’와 ‘하얀 토끼들’의 제각각 시선으로는 어떻게 펼쳐질까?
다섯 주인공 모두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다섯 가지 이야기를 찬찬히 읽다 보면 단순하게 느껴졌던 하나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게 완성된다.
또 그 과정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폭을 넓혀 준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조금 더 ‘넓고 깊게 생각’해 보는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는 그림책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독자인 ‘내가’ 다시 주인공인 이야기를 지어보는 것도 재미날듯하다.
다양한 구도, 상징적인 이미지로 상상력을 키워 주는 그림
거친 붓 터치와 강렬한 색감, 다양한 구도의 그림은 아이들에게 이야기 밖의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장면들은 미술 전시회에 온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귀엽고 도식화된 일러스트가 아닌, 그림 하나하나가 액자에 담긴 회화 같다.
같은 인물이지만 주인공이 다른 이야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표현된 부분, 글과는 달리 매우 상징적으로 그려낸 그림 등은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을 아주 잘 보여 준다.
다섯 이야기의 호흡에 따라 그림을 찬찬히 보다 보면 더욱 입체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