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어른을 위한 동화를 읽는 느낌”
“아프고 따뜻하고 힘들고 강인한”
“읽는 사람의 마음을 잔잔하게 적시는”
어느 이주 아동의 감동적인 실제 이야기
멕시코의 시골 마을에 사는 소년 프란시스코는 ‘국경’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아빠는 “국경만 건너면, 우리 가족은 캘리포니아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야!”라며 가족의 이주를 감행한다. 한밤중 철조망을 지키는 보초병의 눈을 피해, 프란시스코의 가족들은 마치 ‘뱀처럼’ 땅을 기어 국경을 넘는다.
그토록 기대했던 미국 땅에 왔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찬바람이 부는 천막촌과 힘겨운 농장 일, 그리고 불법 이주자를 잡으려 불쑥 들이닥치는 단속 경찰이다. 힘겹고 고된 삶은 어른들만의 몫이 아니다. 목화의 뾰족한 가시 같은 시련들이 어린 프란시스코와 그의 형제들에게도 계속해서 찾아온다. 하지만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눈물겨운 생활 속에서도, 가족들은 언제나 사랑과 헌신으로 서로를 돌본다. 책임감 있는 어른의 태도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아빠, 따뜻한 품으로 언제나 아이들을 보듬는 엄마, 그리고 일찍 철이 든 큰형 로베르토까지.
프란시스코는 ‘우리의 삶이 그리 쉽게 해피엔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긴 여정을 통해 겪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언제나 희망을 발견한다. 죽을 고비에 놓인 어린 동생을 위해 밤새 기도하다 꿈속에서 본 하얀 ‘나비’ 떼에게서, 교실에서 돌보던 애벌레가 고치를 뚫고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모습에서…. 슬픔과 기쁨의 엇갈림 속에서 단단하게 여무는 프란시스코의 모습은 나비의 성장을 지켜보듯 잔잔한 감동을 준다.
책 속에서
어릴 때 ‘국경’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_ 첫 문장
아빠와 엄마는 로베르토 형과 나를 앞에 앉혀 두고, 언젠간 우리 가족이 미국 캘리포니아로 가기 위해 ‘국경을 건너’ 북쪽으로 먼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야만 끝이 보이지 않는 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중략) 아빠는 항상 똑바로 선 채 가슴을 쭉 내밀고 이렇게 말했다. “국경만 건너면, 우리 가족은 캘리포니아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야!” _11~12쪽
밤이 되자 우리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벗어나 몇 킬로미터를 계속 걸어갔다. 아빠는 철조망을 향해 앞장서 걸으며 중간중간 멈춰 서서 누가 우릴 보고 있지 않은지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우리는 조심조심 철조망을 따라 계속 걸었다. 이윽고 철조망 아래에 난 작은 구멍을 찾은 아빠는 무릎을 꿇더니, 맨손으로 그 작은 구멍을 더 크게 벌리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한 명씩 땅바닥을 기어서 그 구멍을 통과했다. 마치 뱀이 된 기분이었다. _17쪽
아빠, 엄마, 형이 목화밭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안 나는 칼카치타 지붕 위로 기어 올라가 까치발을 든 채 서서, 그 세 사람이 다른 일꾼들 틈에 섞여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곤 했다. 가족들의 모습이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지면 이상하게 가슴이 아렸다. 나와 트람피타만 남겨 두고 갈 때면 언제나 그랬다. _23~24쪽
어느 날, 애벌레 바로 앞 책장에서 나비와 애벌레에 관한 사진이 가득한 책을 발견했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사진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손가락으로 애벌레의 통통한 몸과 나비의 화사한 날개, 그리고 이 녀석들의 몸에 있는 수많은 무늬를 살살 만져 보았다. 애벌레가 나비로 바뀐다는 걸 형이 전에 말해 준 적이 있어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각각의 사진 아래 커다란 고딕체 글씨로 적힌 영어 글자들은 애벌레와 나비에 대한 설명인 게 분명했다. 나는 사진들을 뚫어지게 보며 그 글자들이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다. 두 눈을 꼭 감았다가 뜨며 글자들을 쳐다보기를 아주 여러 번 반복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_37쪽
그날 수업의 끝을 알리는 마지막 종이 울리기 직전, 스칼라피노 선생님은 유리병을 들고는 교실 밖 운동장으로 반 아이들을 이끌고 갔다. 선생님이 유리병을 땅바닥에 내려놓자, 우리는 모두 선생님 곁을 뱅 둘러섰다. 반 아이들이 그렇게 하나가 된 모습은 처음이었다. 스칼라피노 선생님은 나를 부르더니 유리병 뚜껑을 열어 보라고 손짓을 했다. 나는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나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고선, 조심스레 병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마치 마법처럼, 나비가 두 날개를 위로 아래로 날갯짓하면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_43~44쪽
[목차]
철조망 아래에서
어떤 외로움
껍질을 벗다
천막 도시의 기적
금빛 금붕어와 은빛 물고기
크리스마스 선물
미안해 페리코
나만의 목화 자루
떠돌이 생활
게임의 규칙
갖고 있지 않아도 간직할 수 있어
머무를 수 없는
그 후의 이야기
저자 인터뷰
추천하는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