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네 유라의 그림책입니다. 코미네 유라는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프랑스에 유학하여 8년을 거주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에 프랑스풍의 우아함이 깊이 배어있으며, 가느다란 선과 독특한 색감, 그리고 순정만화풍의 캐릭터들이 특징입니다.
코미네 유라가 그린 백설공주의 세계는, 로코코풍의 비단드레스처럼 우아하면서도 제비꽃처럼 앙증맞고 귀엽다.
‘피부는 눈처럼 하얗고 볼은 피처럼 빨갛고 창틀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라는 설정을 가진 백설공주의 청순한 아름다움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잘 살펴보도록 하자.
붉은 입술과 희고 가녀린 발목을 가진 순수하고 가냘픈 어린 아이로 그려진 백설공주는 누구라도 지켜주고 싶을 만큼 청순가련하다.
하늘하늘한 흰색 레이스 원피스가 무척 잘 어울리는 백설공주는, 그야말로 동화 속의 공주님이다.
로코코풍의 의상과 인테리어도 이 책의 포인트 중 하나이다. 화려한 레이스, 반짝이는 금박장식 등은 패턴처럼 정교한 꽃과 풀의 표현과 잘 어우러져 아기자기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코미네 유라의 그림책 중에는 한 화면 안에서 장면이 전환되는 기법이 간혹 쓰이는데, 반짝이는 빛으로 표현된 경계면을 보고 있노라면, 눈 앞에서 마법이 펼쳐지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일곱 난장이의 캐릭터도 재미있다. 키는 모두 비슷하면 자세히 보면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간에는 어느 정도 위계질서가 존재한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
여왕과 왕자, 신하의 캐릭터가 백설공주나 난장이에 비해 애매모호하고 개성이 부족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의 분위기에 무리없이 조화되고 있으니 굳이 단점이라고 할 필요까진 없을 것이다.
-리뷰: 비닐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