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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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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01727
ISBN
9788932042633
페이지,크기
200 , 114*188mm
출간일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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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김채원, 「럭키 클로버」

“어둠에 익숙해지자 풀벌레가 우는 소리가 들렸고, 눈에 보이는 것이 생겼지만 불안한 것은 거의 없었다.”

김채원은 2022년 겨울 「빛 가운데 걷기」에 이어 두번째로 「소설 보다」에 선정되었다. 지난 소설에서 딸이 죽은 이후 손자와 홀연히 남겨진 ‘노인’이 어떻게든 살아내는 시간을 들여다보던 작가는 「럭키 클로버」에서도 홀로 남겨진 청년의 발걸음을 좇는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어머니가 일구던 자두 농장에서 홀로 남겨진 ‘자영’이 보고 느끼는 모든 감각은 누군가가 남겨놓고 간 하루를 건조하고 위태롭게 살아가는 모두에게 “곧고 선명한 물줄기”를 선물한다.

「럭키 클로버」를 추동하는 것은 자영에게 자두 농장을 남기고 사라진 엄마이지만 소설은 그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는다. 대신 “흰 꽃이 피고 진 자리에서 동시에, 한 다발로 태어”난 “나뭇가지로 된 총대를” 멘 여덟 “파수 병정”이 등장해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자영의 빈 곳을 채우는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 자영의 뜻대로 잘 움직여주지도, 원하는 답변을 명쾌하게 내주지도 않지만 자영이 어두운 밤의 한가운데에서 “아무것도 없으면 어떡하지?” 고민할 때 병정들은 “없는 거지”라고 말하며 오래도록 함께 걸어간다. “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에서 구해내는 그들과 자영이 지치지 않고 지체하지도 않으며 계속 나아갈 것임을 소설의 결말은 암시한다.

“클로버 병정들은 소설에 ‘파수’ 병정들이라고 적어두었을 만큼 무언가를 지키는 데 재주가 있(어야 하)는 인물들이에요. 자영이 생생하게 겪고 있는 농장의 한가운데를 함께 지나는 친구들이자, 나눠 가진 불행이자, 자영을 살게 하는 존재들이고요. 자영을 살게 하려면 단순히 많거나 적은 수가 아닌 정확히 여덟 명의 병정들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자영이 ‘살아 있음’에 얼마만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그것을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인터뷰 김채원 · 조연정」에서

이선진, 「밤의 반만이라도」

“너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담에 나는 내 딸한테 내 밤을 물려줄 거란다.”

이선진은 2020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당선 당시 “애틋한 서술과 통찰로 사건과 감정의 완급을 조절”(노대원?편혜영 심사평)한다는 평을 받았다. 당선작 「무관한 겨울」에서 타인의 고통을 떠올리며 자신도 같은 방법으로 어둠을 껴안던 화자를 인상적으로 그려냈던 작가는 이번 선정작 「밤의 반만이라도」에서 역시 다른 아픔에 비슷한 방식으로 공감한다.

소설 속에는 “빛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전맹인” 엄마 ‘미수’와 “한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인 그의 딸 ‘다운’, 그리고 그런 다운을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좋아하는 화자 ‘미숙’이 있다. 미수는 미숙에게 다운과 가까이 지내지 않기를 권한다. 다른 사람은 “탯줄처럼 밤과 연결되어 있다가 밤에게 버림받”지만 자신과 딸은 밤이 뿌리내리기를 선택한 존재들인데, 미숙은 너무 환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소설이 진행될수록 시력이 온전한 미숙에게도 비밀들로 꽁꽁 숨겨진 내면의 밤이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이 소설은 빛을 볼 수 없는 삶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 이에게 누구나 칠흑같은 밤을 품고 있음을 일깨우며 위로를 건넨다.

“미숙에게도 ‘자기만의 밤’이 존재해요. 그건 이 세상의 이성애 규범과 자신의 정체성이 ‘하나의 덩어리’로 포개어지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 걸 수도 있고, 살면서 받은 무수히 많은 상처가 지우개 똥처럼 똘똘 뭉쳐져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것일 수도 있죠. 그 불완전한 삶의 면면에서 기인하는 ‘밤’을 수치스럽거나 부끄러운 무엇이 아니라, 저마다의 고유한 어둠으로서 얼마든지 삶을 긍정으로 비출 수 있는 일종의 ‘보물’처럼 그려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이선진 · 이소」에서

이연지,「하와이 사과」

“아직 버릴 수 있는데, 늦지 않았는데, 한입 베어 물지 않고는 견딜 수 없던 마음.”

「하와이 사과」는 영상 연출을 전공하던 이연지가 민음사?서울대 ‘라이터스쿨’을 수강하며 완성한 그의 데뷔작이다. SF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이 소설은 AI의 등장으로 인간의 창작 능력이 위협받는 시대적 갈등을 현실적으로 마주하고 근미래 예술가들의 삶을 그려낸 문제적인 작품이다.
‘연재’와 함께 영화를 만들며 동고동락하던 ‘지수’의 장례식장에서 시작하는 이 소설의 중심축은 AI 영화 제작 프로그램이다. 원하는 시나리오의 방향을 제시하면 그럴듯하게, 아니 시나리오 작가에게 돌아갈 수익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양질의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는 이 프로그램 하나가 영화학도들의 꿈과 현실을 위협한다. 이로 인해 대학 선배 ‘영완’이 차린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지수는 자신의 능력과 정체성을 부정당하고 우정까지 잃으며 쫓겨나듯 그들의 곁을 떠난다. 연재도 지수와 다를 바 없는 모욕을 느끼며 영완을 곁을 떠나지만, AI 산업은 업그레이드되어 연재의 삶에 더 깊숙이 들어온다. 작가는 성경 속 하와가 금기의 열매를 탐하듯 “하와이 사과”를 제시하며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뒤섞는다. 그 끝에서 ‘산업적 시대’로 변모하는 세계 속 서늘하게 남아버린 인간의 이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발견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AI가 그 이상의 수준을 뽐내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우리가 결코 그 작품의 퀄리티와 설득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면 세상에는 AI를 활용한 작품들이 범람하고 그에 대한 대중의 수요도 커질지 몰라요. 어쩌면 AI로 만든 작품들이 대세가 될 수도 있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하는 창작 행위 자체가 숭고해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희귀하며, 가치가 있어지는 거죠.”
「인터뷰 이연지 · 소유정」에서

[목차]
김채원, 「럭키 클로버」
인터뷰 김채원×조연정
이선진, 「밤의 반만이라도」
인터뷰 이선진×이 소
이연지, 「하와이 사과」
인터뷰 이연지×소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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