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슴푸레한 새벽녘, 잠에서 깬 더벅머리 아이가 사뿐사뿐 안방에 들어와 부모님을 해맑게 깨운다.
"좋은 아침이에요!"
엄마는 잠결에 뽀뽀를 해주고, 아빠는 아이의 어린 동생마저 너무 일찍 깨울까 졸린 눈을 비비고 아이를 데리고 조심스레 방을 나온다. 아빠가 보글보글 끓여주신 따뜻한 우유를 아침처럼 홀짝이며 마시고, 강아지에겐 아침인 척 속이고 함께 집 밖 층계에 앉는다. 선선한 공기 속 아빠 품에 안겨 함께 하늘을 바라보자, 어두웠던 하늘도 서서히 붉게 물들고, 바람과 새도 잠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집 안 동생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