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미국 어린이도서관협회(JLG) 선정 도서 ㆍ 반스앤노블 선정 올해 최고의 책
호텔에 나타난 수상한 백작 부인이
믿음이 필요한 마르타를 위해 들려주는 일곱 가지 이야기
전쟁에 나간 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이, 마르타는 호텔 발자르에서 작은 쥐처럼 조용히 지내야 한다.
마르타는 온종일 뒷계단을 오르내리며 계단 수를 세고,
호텔 로비에서는 떠나는지 다가오는지 모를 천사의 한쪽 날개가 그려진 그림과 영원히 쫓고 쫓기는 쥐와 고양이가 장식된 괘종시계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말 없는 앵무새와 함께 호텔에 나타난 신비로운 백작 부인이 마르타에게 일곱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약속하는데…….
마르타는 서로 연관이 있는 듯 없는 듯 미묘하고 아리송한 이야기들 속에 담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까?
현실을 환상으로 뒤바꾸는 이야기의 마법
백작 부인이 알맞은 순서에 따라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마르타는 마음이 요동친다.
백작 부인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자꾸만 친숙한 문장과 노랫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마르타의 소망을 이루어 줄 비밀의 열쇠가 감추어진 듯, 지금의 힘겨운 상황을 반전시킬 실마리가 담겨 있는 듯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우연이라기엔 마법 같은 사소한 연결 고리가 실낱같은 희망을 부추긴다.
마르타는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아무것도 약속되거나, 변하지 않는 것을 지켜보며 좌절감에 젖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무언가에 이끌리듯 매일같이 이야기를 들으러 백작 부인이 묵는 301호 방문을 두드린다.
그렇게 백작 부인의 이야기가 전해질수록 마르타가 처한 현실이 조금씩 환상처럼 물들어 가며 마르타는 점점 희망과 믿음에 다가서게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과 간절한 그리움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놓지 않는 마르타에게 과연 기적이 이루어질지 지켜보는 이도 함께 응원하게 되는 사랑스러운 작품으로,
이야기의 마법 같은 힘을 보여 준다.
어둠 속에도 깃든 빛을 보게 하는 이야기
‘옛날옛날에’로 시작하는 백작 부인의 이야기는 시대도 배경도 동떨어진 듯 들린다.
한때 장군이었던 서커스단의 앵무새부터, 전쟁에 승리해 슬퍼하는 장군, 탁월한 예술품을 그리는 수녀, 잠 못 드는 왕,
나이팅게일처럼 맑은 목소리를 가진 소년, 말하는 여우를 만난 소녀, 노래하는 곡예사까지 주인공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앞선 이야기와 뒷이야기가 미묘하게 교차되어 가면서 마르타의 애간장을 태운다.
약이 오른 마르타는 백작 부인의 화려한 모자를 벗겨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참을성 있게 이야기에 담긴 수수께끼를 풀어 나간다.
마침내 눈앞을 가린 모자를 들어 올리고 세상을 보자, 백작 부인의 이야기에서 작은 빛이 스며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백작 부인만큼이나 신비로운 이야기 하나하나에는 마르타가 풀어내야 할 수수께끼와 함께 언제나 빠짐없이 빛이 담겨 있다.
한편 호텔 방을 청소하느라 지친 엄마는 ‘질문은 나중 일’이라고 마르타에게 말한다.
우선 살아남는 게 먼저고, 서로를 찾는 건 그다음 일이라고. 마르타는 알겠다고 대답하지만, 사실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다.
결국 마르타는 어떤 수수께끼를 풀어야 할지, 어떤 빛을 찾아야 할지, 어떤 믿음을 가져야 할지, 모두 자신에게 달렸단 걸 깨닫는다.
절망스러운 상황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백작 부인의 말대로 그저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을 때도 있다.
이는 곧, 포기하고 놓아 버리지 않는 이상 반드시 다시 빛을 보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지속되는 어둠은 없다는 단순명료한 진실을 아로새겨 주는 작품이다.
슬픈 진실을 마주 보게 하되,
그 진실을 견뎌 낼 힘을 길러 주는 진정한 위로
시적인 운율을 담은 문체로 담백하게 삶의 진실을 들려주는 「노렌디 이야기」에는 디카밀로가 오래도록 사유한 철학과 그만의 고유한 독창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차분히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전개되지만, 시종일관 따스한 유머와 사랑이 잔잔히 깃들어 있다.
서늘한 동시에 온기가 담긴 환상 동화 시리즈로, 슬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진실의 또 다른 이면인 아름다움 역시 빼놓지 않고 들려준다.
디카밀로는 멀리 있는 휘황찬란한 희망이나 듣기 좋은 달콤한 말로 현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지 않는다.
그 대신 어떤 어둠 속에서도 공존하게 마련인 또렷한 빛을 담담히 그려 낸다.
아무리 슬프고 끔찍하더라도 결국 어떻게든 괜찮아진다는 것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알려 주는 디카밀로식의 엄정하고도 진정한 위로다.
묵묵히 어둠을 견뎌 낼 힘과 용기를 전하는 동화로,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순수한 아름다움을 일깨워 줄 것이다.
목차
에필로그 … 155
옮긴이의 말 … 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