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저녁 식사 시간, Bill은 감자를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Bill의 말을 귀담아 듣질 않네요. 아빠는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고 엄마는 태블릿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어요. 형은 자신이 읽은 책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고, 여동생은 Bill이 달라던 감자를 가지고 장난치느라 정신없어요.
그런데, 이게 뭐람! 갑자기 Bill의 몸이 투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엄마가 Bill의 얼굴을 그려 넣는데, 호박 얼굴을 그리고 말았네요. 학교에 갔다가 놀림까지 받고 나니 다 미워졌어요. 그래서 엄마가 그려준 호박얼굴을 지우고 숨어버렸습니다. 세상에 가족들은 Bill이 사라진 줄도 몰라요. Bill이 집안 쓰레기를 버리는 당번인 날이 오지 않았다면 영원히 몰랐을 거예요.
가족의 관심을 원하는 아이의 마음을 그린 이야기 Maureen Fergus의 《InvisiBill》입니다. 식탁에서 각자 따로 노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죠. 심지어 온 가족이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데, 알고 보면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을 뿐 텔레비전은 공통관심사가 아닙니다. 무어 그리 바쁜지. 그래서 《InvisiBill》이 강조하는 주제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