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열세 살 소년 Theodore Decker는 엄마와 함께 미술관에 갔다가 테러리스트의 폭탄테러에 혼자 살아나왔다. 이런 그의 손에는 17세기 화가 카렐 파브리티우스(Carel Pieterzs Fabritius)의 명화 《The Goldfinch》가 들려있었다. 세상의 관심은 폭탄테러에 이어 사라진 명화 《The Goldfinch》에 쏠렸다. Theodore는 되돌려주려 마음먹었다가 마음의 상실감을 채워준 그림을 자신의 것이라 믿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Theodore는 부잣집에 맡겨지게 되는데, 이런 그의 앞에 사라졌던 아버지가 나타났다. 다른 여자와 살고 있던 아버지는 어머니가 물려준 소년의 유산을 탐내고 있었고, 그러던 중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다. 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Theodore는 골동품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사업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마음의 상처를 가진 소년이 불운을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과정과 도난당한 미술품을 통해 냉혹한 대도시의 현실과 예술 암시장의 실태를 보여주는 천재작가 Donna Tartt의 《The Goldfinch》입니다. 퓰리처상 수상작이죠. 아름다운 문장과 치밀한 설정으로 지적 만족감을 채워주는 굉장히 놀라운 작품인데요, 784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술 같은 책이기도 합니다.
《The Goldfinch》의 놀라운 인기에 관해서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죠. 바로 호킹 지수입니다. 아마존 킨들에서 스티븐 호킹의 명저 《A Briefer History of Time(시간의 역사)》의 완독률이 6.6%에 불과해 나온 말인데요, 784페이지나 되는 《The Goldfinch》의 완독률은 무려 98.5%에 달합니다. 한번 책을 잡은 사람은 끝까지 보게 만드는 놀라운 흡인력을 가졌다고 하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예술계라는 은밀한 사회에 관한 냉혹한 묘사와 지적 욕구를 채워주는 치밀한 구성이 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소년이 성장해서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에 관한 먹먹할 정도로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는 주인공의 감정과 자연스럽게 동화되는데요,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달려갈 때는 이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헛된 기대를 품게 됩니다. 수많은 수상내역과 쏟아진 언론의 호평으로도 이 책의 완성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