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아기 때 미국의 백인 부모에게 입양돼 미국인으로 자란 San Lee, 하지만 친구가 그다지 없다. 아빠의 사정으로 친구와 사귀고 적응할 만하면 이사를 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학교생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자신은 백인부모 밑에서 미국인으로 자랐건만 일단 피부색이 다르고 하루가 멀다하게 이사를 다니니 어디에서건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엎친데 덮쳐 만날 사기만 치던 아빠가 감옥에 가버리고, 졸지에 엄마와 둘만 남았다. 새롭게 엄마와 펜실베니아에 정착하게 된 San Lee는 전학간 학교에서 조금 편하게 적응하고자 하다가 몇 가지 우연이 겹치면서 동양사상에 정통한 중국인이 되어버렸다. 처음부터 밝히지 못한 탓에 자꾸 부풀어만 가는데, 급기야 자신이 그렇게 싫어하던 아빠의 사기기술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소년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숙해져간다는 성장소설 《Zen And The Art Of Faking It》입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 피부색도 다르며 남다른 성장환경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과정이 신랄한 어조와 뒤집어지는 유머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여지저기 흩뿌려놨던 플롯들을 어느 하나 낭비하지 않고 하나씩 묶어 나가는 과정이 기가 막힐 정도인데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도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