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뒹굴고 무럭무럭 쑥쑥
책장을 넘길수록 무르익는 초록 운동회
‘초록 운동회가 한창입니다.’
담백하게 시작하는 이 그림책은 꼬물꼬물 팔다리를 움직이는 초록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
언뜻 동그랗고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모두 다른 모습의 열매들이다.
사과, 호박, 밤송이, 파인애플, 귤, 참외, 포도 등등. 그 캐릭터들은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전부 우리가 떠올리는 색이 아닌 초록색으로 등장한다.
저마다의 색으로 물들기 전, 풋내 나는 모습들인 것이다.
어딜 보아도 초록이 가득한 책이지만, 초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록들과 함께 달리는 형형색색의 열매들도 있기 때문이다.
엄마와 함께 달리기 위해 출발한 초록들은 각자 저마다 예쁜 색을 지닌 열매와 손을 맞잡고 나타난다.
선두로 달리는 도토리와 바짝 따라붙는 사과팀. 망고, 토마토, 귤 등등 서로 짝을 이뤄 달리는 장면은 여태 보던 초록색 장면들과 대비되어 유난히 더 반갑다.
그리고 엄마의 색을 닮아 물들어 갈 초록들이 기대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열심히 뛰는 친구들을 서로 응원하기도 하고 시원하게 내리는 비도 맞으며 때로는 햇볕 아래 그 순간들을 즐기는 초록들이 무척 사랑스럽다.
응원하고 싶은 초록들의 이야기
이렇게 모두가 한마음으로 즐기는 초록 운동회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귀여운 모습들도 발견하게 된다.
상대팀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작은 몸으로 허둥지둥 뛰는 초록, 응원하면서 혼자만 딴짓하는 초록, 슬쩍 출발선을 넘으려다 꽈당 넘어지는 초록까지.
숨어있는 초록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비 맞고, 햇볕 쬐며 자신의 색을 찾아 달리고 있을 초록들을 응원하고 싶다.
초록의 계절, 꼴찌여도 즐거운 초록들과 함께 신나게 놀아 보고픈 그림책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