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끊임없이 깊어지며 우리 그림책이라는 토양에 아름드리나무로 선 화가, 김세현
그만의 고유하고 단단한 재현을 통해 전해지는 대상의 본바탕
눈을 감아도 보고 있는 듯 선명하게 그려지는 질깃한 사과 껍질의 색과 무늬, 움직였다 멈추고 움직였다 멈춘 자국이 그대로 남은 모양, 금방이라도 물기가 튈 듯한 연노란 살과 물씬 끼쳐 오는 과육의 향기. 『사과의 길』을 따라 이어지는 감각의 연쇄는 경탄을 자아낸다. 하나의 대상에 대한 극진한 묘사를 통해 그 안에 필연적으로 담겨 있는 본질의 조각마저, 어떠한 변형이나 왜곡이 없는 그 모습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지는 듯하다.
어린이 독자에게 세계의 호연과 자연의 신비를 경험하게 해 줄
알맞게 잘 익은 한 권의 그림책
동시 「사과의 길」은 김철순 시인이 밭가에 심은 사과나무 두 그루에서 태어났다. 시인은 사과나무를 심기 전까지는 마트나 과일 가게에 있는 빨간 사과를 보며 주렁주렁 달린 걸 그냥 따 오기만 하면 되는 건 줄 알았다. 그러나 어린 나무가 꽃을 피우고 조그만 열매를 달아 키워 내는 모습을 보면서, 사과도 살아 내고 있구나 하는 감각을 처음 느꼈다. 꽃피던 시절과 태풍 부는 시절을 꾀부리지 않고 통과한 사과의 무르익은 시절을 이 동시에 담았다. 그림책 『사과의 길』은 그 시에서 태어났다. 시가 열어 주는 길을 따라 화가의 붓이 나아가며 춤을 추었다. 이제 이 그림책에서, 책을 통과한 우리들이 태어난다. 잘 익은 사과의 달콤한 맛을 입안에 가득 머금고.
저자의 말
시를 만나 나비 되어 훨훨
붉은 길을 따라 걸었지.
두터운 장지 위에 황톳길을 내고
하얗고 검게 꽃을 피우며
리듬을 만들고 맑은 기운으로
풀어내려 했지.
쓰고, 그리고, 만드는 끝이 없는 길
소걸음으로 걸으며
시를 만나 나비처럼 춤을 추었지.
_김세현
꽃피던 시절도 태풍 부는 시절도 지나고
드디어 마음도 몸도 무르익은
잘 익은 시절이죠.
어떤 삶이든 좋은 시절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익은 사과를 보며 깨달았죠.
사과 한 개가 나에게 오기까지
사과가 견딘 수고로운 시간들로
이제 사과는 사과 이상의 사과인 거죠.
_김철순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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