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니노와 새 디도의 비터스윗한 이야기
실패와 경청의 레시피— 기다림과 듣기, 그리고 공감의 시간
실패에도 리듬이 있다
『Bird Cake』는 단맛과 쓴맛이 교차하는 비터스윗의 스펙트럼이다.
우리는 실패를 흔히 하강의 곡선으로, 성공을 위로 뻗는 직선으로 상상한다.
그러나 니노는 굽고, 실패하고, 다시 굽는다.
이 반복은 낙담의 연쇄가 아니라 몰입의 리듬이다.
포식자 고양이 니노의 빈 접시 위에 내려앉은 작은 새 디도가 말한다.
한 곡만요. 노래를 부르게 해 주세요. 날 잡아먹기 전에요.
Please, just one last song before you eat me up.
이 간절한 한 문장 뒤로 경청의 시간이 이어지고, 포식자와 먹잇감이었던 둘의 경계는 제빵사와 새로운 재료 New ingredient 로 재배치된다.
행복을 증명하지 않고, 한껏 꾸미지 않고, 조용히 식탁 위에 올리는 법.
과장보다 여백이 짙은『Bird Cake』는 소박하지만 충만한 이야기다.
선묘와 여백, ‘시도와 실패’의 잔잔한 리듬
원화의 결을 그대로, 깊은 블랙이 품은 비터스윗
작가 백희나는『Bird Cake』에서 선묘와 여백으로 감정의 미세한 진폭을 확장한다.
군더더기를 덜어 관계의 미묘한 온도만을 남기는 절제된 서사를 지향하고, 섬세한 펜선으로 ‘시도’와 ‘실패’의 성패를 반복의 리듬으로 전환해 이야기의 구조를 엮어 냈다.
디자이너 양으뜸은 작가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섬세하면서도 절제된 감각으로 다듬어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본문 타이포는 타자기풍 서체로, 텍스트의 리듬을 살렸고, 잉크의 번짐을 잘 드러내는 천연 펄프 아라벨 스노우 용지로, 펜선의 결을 온전히 독자에게 전달한다.
표지는 블랙 천 위에 흘러내리는 타이포와 케이크 이미지를 미묘한 옐로 라인 박으로 표현하며 ‘비터스윗 스토리’의 기조를 시각화했다.
본문 인쇄는 청미(靑味)가 감도는 흑색도가 풍부한 블랙으로 구현했으며, 새 발자국의 음각 형압을 더해 선묘의 온도를 다양하게 확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