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일리아스』·『오뒷세이아』 호메로스 서사시를 잇는 ‘새 번역’
이중적 언어들의 정치한 풀이, 과감한 해석에 눈길
‘새 번역’은 고대 그리스어의 뉘앙스를 충실히 살리면서도 현대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는 번역이다. 희랍어 어순과 표현을 충실히 살리면서도, 한자어보다는 토박이말, 문어체보다는 구어체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이해가 쉽고, 여러 등장인물 간의 관계나 상황에 따라 어투를 달리하여 생동감을 더하는 것은 이번 작품에서도 새 번역의 장점으로 발휘된다.
『소포클레스 전집』 번역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작가가 작품에 심어 놓은 이중적 언어들을 정치하게 풀어내어 인간 운명의 역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오이디푸스 튀란노스」의 테바이 왕 ‘오이디푸스’는 역병이 창궐한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비극적 운명(튀케)과 신탁을 연신 마주하는 주인공이다. 역자는 이러한 극의 흐름에서 오이디푸스 운명의 복선이 되는 이중적 언어들을 작가의 의도를 살려 번역함으로써 주인공이 발 딛고 선 세계의 균열을 한껏 살려낸다.
과감한 해석을 시도한 점도 눈에 띈다. 같은 작품에서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눈을 찌르고 스스로 추방할 것을 요청하여 끝내 관철한다. 극의 결말에서 그의 의지와 결정대로 마지막 신탁이 실현되는 것이다. 보통 “오이디푸스 왕”으로 제목을 번역하는 것과 달리, ‘자기 힘으로 왕위에 오른 왕’을 뜻하는 희랍어 “튀란노스”로 제목을 원어 그대로 옮긴 것은 작품 고유의 이치를 살리려는 선택이다.
‘그리스 고전 문학선’의 첫 작품이자
아카넷 25주년 기념 도서로 출간
『소포클레스 전집』의 출간은 희랍의 철학에서 문학으로 확장을 꾀하는 《그리스 고전 문학선》 출범을 뜻하는 동시에 아카넷 2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더한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아카넷은 《한국어 칸트 전집》, 《니체 선집》, 《플라톤 전집》, 《키케로 전집》 등 사상가의 저술을 선집 또는 전집으로 꾸준히 소개해 왔다. 이 시리즈들은 권위 있는 단일 연구자 또는 연구 집단이 일관성 있게 번역하여, 저자가 전 생애에 걸쳐 보여준 사유의 흐름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시리즈 최고의 작품을 최정상 디자이너의 장정으로 선보이는 ‘25주년 기념 도서’는 《니체 선집》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 고전 문학선》의 『소포클레스 전집』, 《플라톤 전집》의 『국가』로 발간을 이어간다.
[목차]
옮긴이의 말
작품 읽기에 앞서
오이디푸스 튀란노스 OEDIPVS REX
안티고네 ANTIGONE
엘렉트라 ELECTRA
아이아스 AJAX
트라키스의 여인들 TRACHINIAE
필로크테테스 PHILOCTETES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OEDIPVS COLONEV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