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DJ가 운영하는 가상의 칵테일바 『하와이 딜리버리』
“하와이 딜리버리는 우리가 하루 한 곡씩
음악으로 나누는 대화와도 같았으니까”
김하나, 황선우 작가는 부산 해변 근처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닷가와 음악은 이들의 삶에서 늘 함께했다. 국내에 음악 페스티벌이 생길 무렵 거의 모든 곳을 찾아다니던 두 작가는 우연히 여러 번 마주치다 친해졌다. 그러다 결국 한집에 살게 되고 취향을 나누며 서재를 넘어 플레이리스트까지 공유하게 된 것이다.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산 카세트테이프가 이문세 5집이었던 김하나 작가와 유재하 데뷔 앨범이었던 황선우 작가. 각자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취향을 만들어가던 두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세계가 확장되고” ‘나’의 취향이 ‘우리’의 취향이 된 것이다. 『하와이 딜리버리』를 통해 우리는 두 작가의 음악 역사를 일부 엿볼 수 있다.
하나 플레이리스트를 사 년 넘게 운영하다 보니, 서로의 선곡에 영향을 받게 된 것도 같아요. 애초에 ‘난 이 곡이 좋아!’ 하며 대결하는 구도가 아니라 ‘이 노래도 좋지?’ 하며 영업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보니 상대의 취향이 내게도, 또 선곡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나중엔 선명히 보이더라고요.
선우 맞아요, 각자 선곡한 노래에 화답하듯이 다음 노래를 고르거나 아이디어가 꼬리를 무는 음악으로 연결 짓기도 했어요. 하나씨가 찰리 헤이든과 팻 메스니의
하나 그건 바로 대화의 멋진 점이기도 한 것 같아요. 하와이 딜리버리는 우리가 하루 한 곡씩 음악으로 나누는 대화와도 같았으니까.
_「가을」에서
김하나 작가의 첫 선곡은 해롤드 멜빈 & 더 블루 노츠의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파트를 나누고 365일마다 각 날짜에 업로드했던 곡과 소개글 몇 년 치를 한 페이지에 모았”다. 그리고 페이지 하단에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연결되는 QR코드가 있어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봄부터 차례대로 한 장 한 장 넘기며 사계절을 감상해도 좋고, 무작정 아무 페이지나 펼쳐 듣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자신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그날의 노래’를 골라 듣는 즐거움도 찾을 수 있다.
빽빽한 일상에 선사하는 한 곡 분량의 바다,
숨 쉴 틈을 만들어주는 ‘하와이 딜리버리’ 정서
다양한 국적과 장르의 노래를 모았으나, ‘하와이 딜리버리’ 플레이리스트를 듣다 보면 일관된 정서가 느껴진다. “이 리스트가 감상용이기보다는 BGM 지향적이고 ‘편안함’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한 곡씩 집중해 듣는 것도 좋지만, 배경음악으로 틀어두면 순간 햇빛 작렬하는 브라질 어느 해변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눈 내리는 고즈넉한 산장으로 불러들이기도 한다.
‘하와이 딜리버리’ 플레이리스트의 가치는 시간이 증명한다. 햇수로 8년 전에 시작된 리스트는 지금 들어도 여전히 좋은 것은 물론, 음악의 강력한 생명력을 실감하게 한다. 이 책은 두 작가가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를 넘어, 누구와 무엇을 함께 나누며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아카이빙인 셈이다.
선우 음악은 그 자체로 보편적인 언어잖아요. 가사로 직접 표현하지 않아도 리듬이나 멜로디, 악기 사용이나 사운드 톤 같은 다양한 요소로 여러 감각을 전달하죠. 음악의 언어로 이런 나른함이나 아스라함을 공통적으로 느낀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어요.
_「봄」에서
『하와이 딜리버리』는 독자에게 하루 한 곡, 마음에 바다를 불어넣는 일상의 BGM을 선물한다. 당신의 하루에 꼭 맞는 노래가 이 책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다. 작가들은 말한다, “다만 이 음악 속에서 저희가 누려온 풍요와 행복, 코앞의 삭막한 일상에서 눈을 돌려 멀리 수평선을 상상하는 시간이 여러분에게도 가닿기를 바”란다고. “그날에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서 함께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평생 질리지 않을 것 같”다는 두 작가가 다시 리스트를 업로드할 날을 기다린다.
[목차]
프롤로그 006
봄 009
여름 105
가을 201
겨울 2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