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한 줄의 문장을 짓기 위해 오늘도 수백 개의 감각과 기억을 사용한다.”
쓰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쓰는 카피라이터의 일상 기록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렸던 경험에서 내 머리는 그 곡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 몸에는 그 눈물이 ‘기록’되어 있다. 책 한 권을 읽고 난 후에도 그 줄거리나 주인공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도 그 책을 떠올리면 심장의 어떤 부분이 찌릿한 것은 내 몸에 그 책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건 마치 자전거 배우기와 같아서 한번 강렬하게 몸에 기록된 경험들은 어지간해서는 지워지지 않는다.”
《모든 요일의 기록》은 읽고 쓰고, 듣고 쓰고, 찍고 쓰고, 배우고 쓰고, 쓰기 위해 쓰는 카피라이터의 기록에 관한 이야기다. 1장 <읽다>에서는 책이란 것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확장됐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저자는 책을 통해 감정을 배우고, 사람을 배우고, 자신이 살지 못한 또 다른 인생을 배운다고 말한다. 2장 <듣다>에서는 자신의 음악 취향을 낱낱이 공개한다. 이렇다 할 취향이랄 것도 없는 ‘서랍장만 한’ 음악 세상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한 곡을 몇 날 며칠 수백 번 들어도 역시나 가사 한 줄 외우지 못하지만, 그녀의 감정에는 그날의 멜로디와 이야기들이 기록되어 있다. 3장 <찍다>에서는 자신의 나이보다 오래된 필름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세상이 기록되어 있다. 우연히 마주친 벽을 통해 시작된 ‘벽 사진 찍기’가 한 도시의 속살로 직행하는 단서가 됨을 보여준다. 4장 <배우다>에서는 ‘배움’ 유전자를 타고난 저자의 각종 ‘배우기’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야구’의 ‘야’도 모르던 저자가 야구선수를 위한 응원가를 쓰다가 야구장까지 가게 된 이야기, 17년째 호흡을 맞춰온 박웅현 CCO와 ‘인문학으로 광고하’는 뒷이야기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감정의 끝이 뭉툭해질 때,
생각이 멈춰버린 듯할 때
모호해진 ‘나’를 자극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일상 활용법!
이렇게 읽고, 듣고, 찍고, 배운 것들이 마지막에는 ‘쓰다’로 마무리된다. 마침표 하나에도 몇 날 며칠을 고민해야 하는 ‘광고’의 세계에서 쓴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고, ‘15초’라는 찰나의 순간을 지배할 단 한 문장을 위해, 수백 개의 기억과 감정을 사용하는 카피라이터의 진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모든 일상의 기록들이 카피라이팅과 어떤 식으로 연결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잘 쓰기 위해서는 잘 살 수밖에 없고, 그것이 행복한 삶을 즐길 줄 아는 기본기가 되는 게 아닐까. 일상에 탐닉하고, 배우는 것에 탐닉하며 글쓰기로 ‘먹고사는’ 저자의 이야기는 생각이 멈춰버린 듯하고, 감정이 뭉툭해진 모호한 일상에 소소한 자극이 되어준다. 누구라도 자신의 일상을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애정 어린 시선을 담는다면, 조금은 더 ‘크리에이티브’에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목차]
프롤로그 / 내 모든 기록의 쓸모에 관하여
제1장 읽다 : 인생의 기록
읽다
영원히 새로운 책장
낭만적 오해
각자의 진실
비극이 알려준 긍정의 태도
그냥 그렇게 태어나는 것
일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제2장 듣다 : 감정의 기록
듣다
리스본 그 단골집
서랍장만 한 음악
감각의 왜곡, 왜곡의 음악
어느 날, 문득, 울다
피아노가 멈추던 순간
제3장 찍다 : 눈의 기록
찍다
벽 이야기
시간의 색깔
제4장 배우다 : 몸의 기록
배우다
6개국어 정복기
때때로 공방
“병뚜껑은 모을 만하지.”
야구 모르는 카피라이터가 야구 응원가를 만드는 법
완전한 방목
읽지 않은 책으로 카피 쓰는 방법
제5장 쓰다 : 언어의 기록
쓰기 위해 산다
살기 위해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