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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보라 - 니체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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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07423
ISBN
9788957338193
페이지,크기
312 , 127*187mm
출판사
출간일
2022-10-07
[출판사서평]
인간과 세상을 멸시하는 종교에서 벗어나
삶의 생명력을 긍정하며 유희하라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는 예수가 십자가형에 처해질 당시 로마 총독 빌라도가 유대 대중을 향해 예수를 가리키면서 했던 말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책에서 니체가 지칭하는 ‘이 사람’은 예수가 아니라 바로 니체 자신이며, 이 같은 제목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자기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을 다시금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리스도교를 겨냥한 니체의 대결의식이 담겨 있다. 이는 니체가 『이 사람을 보라』를 “내 말을 이해했는가? 디오니소스 대 십자가에 못 박힌 자. …”라는 구절로 끝맺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니체는 이 마지막 문장을 통해 자신을 디오니소스 신에 빗대고 있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써 인간들의 죄를 대속(代贖)했다. 그러나 니체가 보기에 예수의 이러한 희생이 뜻하는 바는 그리스도교의 신이 인간을 자신의 죄를 벗어날 힘도 없는 무력하고 유한한 존재로 여기며 동정한다는 것이다. 니체는 그리스도교가 인간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인간을 유약한 존재로 보고 멸시하는 종교라고 생각한다.
니체는 자신을 디오니소스의 화신으로 본다. 디오니소스 신이 상징하는 것은 세계의 강인하고 충일한 생명력이다. 그리스도교가 이 세상을 고통과 빈곤에 시달리는 불완전한 세계로 보는 반면, 니체는 넘쳐날 정도로 풍요로운 세계로 본다. 탄생과 죽음, 파괴와 창조가 무수히 다양한 형태로 도처에서 일어나는 이 세계에서는 풍요롭고 충만한 힘이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없이 창조와 파괴를 거듭하면서 유희한다. 이러한 힘을 니체는 디오니소스 신이라고 불렀고, 그가 보기에 세계란 바로 디오니소스 신이 창조와 파괴를 즐기는 놀이터인 것이다. 니체 철학에서 강조되는 ‘초인’은 디오니소스 신 같은 생명력으로 어떠한 고난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삶을 흔쾌히 긍정하면서 유희하듯 살아가는 자다.

기만적인 순응 대신 긍정적인 교만을 통해 누리는 창조적 삶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니체는 각 부분에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나는 왜 하나의 운명인가’라는 무척 도발적인 제목을 붙여놓았다. 이렇게 낯 뜨거울 정도로 자화자찬하는 제목들을 니체가 단 이유를 놓고 여러 가지 설명이 제시되었다. 당시까지 많은 저작을 발표했지만 이렇다 할 반향을 얻지 못하여 실망했던 니체의 콤플렉스가 반영된 것이라고 하거나, 몇 달 후 니체에게 닥친 광기의 전조가 이미 이 같은 과대망상적 제목들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니체가 이런 제목들을 붙인 것은 긍정적이고 충만한 자부심에서 비롯된 다분히 의도적인 조치였다. 1886년에 출간한 『선악의 저편』에서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의 가치에 대해서 잘못 평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가치를 내가 평가한 대로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허영심이 아니다(오히려 자부심이거나 대개의 경우 ‘겸손’이나 ‘겸양’이라고도 불리는 것이다).”
니체는 자신의 사상이 인류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 생각하면서, 사람들에게 이 같은 위대한 사상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겸손한 자를 좋아하지만, 니체는 남의 눈치를 보는 겸손을 천민적인 것으로 여기면서 배격한다. 오히려 자신의 격에 어울리는 인정을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겸손이라고 보는 것이다.
나아가 니체의 이런 교만 속에는 당대 유럽 사회에 팽배하던 순응적인 ‘노예도덕’ 내지 ‘무리도덕’에 보내는 조소가 담겨 있다. 당시 유럽인들은 사회에 순응하며 서로 다투지 말고 어울려 살 것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니체가 보기에 이런 식의 순응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창조적이고 위대한 것을 이루어내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사람을 보라』의 구성에는 겸손과 순응을 칭송하던 그리스도교와 유럽 사회를 비웃고, 그리스인들이 숭상했던 긍지의 덕을 회복하려는 니체의 의도가 깃들어 있는 셈이다.

세심한 번역과 해설로 다시 읽는 니체의 마지막 저작

니체가 자신의 삶과 저작들을 소개하는 자서전과도 같은 이 책은 니체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첫 번째로 읽어야 할 입문서로 추천되어왔다. 그러나 『이 사람을 보라』 역시 니체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이 숱하게 구사되고 있으므로 니체의 사상에 그리 익숙하지 못한 독자가 한눈에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을 번역한 서울대 철학과 박찬국 교수는 독자들이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본문 뒤편에 수록한 50여 쪽에 이르는 ‘해제’를 통해 니체의 삶과 사상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본문에도 상세한 역주를 일일이 붙여 니체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목차]
역자 서문
저자 서문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아침놀
즐거운 학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
우상의 황혼
바그너의 경우
나는 왜 하나의 운명인가

역자 해제: 니체의 삶과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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