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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04576
ISBN
9788946422315
페이지,크기
320 , 115*184mm
출판사
출간일
2023-01-30
[출판사서평]
“시력詩歷 52년에 창작 시집 50권이라!”
박목월 선생의 말씀을 떠올리며…

시집, 산문집, 시화집, 동화집 등 150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하며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책으로 독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나태주 시인. 이번에 출간되는 《좋은 날 하자》는 신작 시집으로는 50번째 책이다. 등단 이후 52년 동안 매년 한 권씩 신작 시집을 출간해 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인이 매년 한 권 분량의 시를 새로 써내야 할뿐더러 출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독자들의 사랑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태주 시인은 50번째 신작 시집을 출간하며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을 당시를 떠올린다. 시상식 후 심사위원이었던 박목월 선생을 댁으로 찾아뵈었을 때, 박목월 선생은 나태주 새내기 시인에게 “서울 같은 곳에는 올라오려고 하지 말고 시골에 눌러살면서 시나 열심히 쓰라”고 하셨고 “나 군도 앞으로 시집도 내고…”라고 덧붙이셨다고 한다. 그 말씀을 듣고 ‘저 같은 사람이 어찌 시집을 다 내겠습니까?’라고 생각했던 나태주 시인은 어느새 50권의 창작 시집을 출간한 국민 시인이 되었다.

“이제는 내려놓을 시기”
사랑과 위로, 인생 그리고 시를 말하다

나태주 시인은 이번 시집을 출간하면서 “이제는 내려놓을 시기”라고 말한다.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온 52년을 정리할 때라는 의미일 것이다. 1945년생으로 팔순의 문턱에 다다른 나태주 시인은 더 욕심을 내어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시 세계를 정리하며 공고히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태주 시인의 시에는 더없이 깊고 순수한 사랑이 담겨 있다. 그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일 수도 있고 가족 간의 사랑일 수도 있고 보편적인 인류애일 수도 있다. 비대면이 익숙해진 지금, 멀리 있더라도 존재 자체가 살아갈 힘이 된다고 하는 무조건적 사랑이 무엇인지 마음속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대 같은 사람 하나
세상에 있어서
세상이 좀 더 따스하고

서럽고도 벅찬 봄날이
조금쯤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 〈봄날의 이유〉 중에서

우리는 힘이 들 때마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위로받아 왔다. 이번에도 나태주 시인은 우리네 힘겨운 삶을 안타까워하면서 〈힘든 너에게〉에서는 “가다가 보면/ 쉴 날이 온다// 그날에 우리/ 손잡자// 손잡고/ 흰 구름 되고// 나무숲 흔드는/ 바람도 되자”라며 응원을 건네고, 〈괜찮아〉에서는 “괜찮아 서툴러도 괜찮아/ 서툰 것이 인생이란다/ 조금쯤 틀려도 괜찮아/ 조금씩 틀리는 것이 인생이란다”라며 축 처진 어깨를 두드려준다.

〈서천 역사〉라는 시에서는 서울행 완행열차를 기다리는 열아홉 살의 나태주, 사랑하던 처녀에게 쫓겨나 흐느끼던 스무 살 중반의 나태주를 만날 수 있다. 시는 “만나게 되면 어깨라도 한번 툭 쳐주며/ 씨익 한번 웃어주어야지/ 이봐 젊은이 뭐가 그리 심각한가/ 인생이란 무작정 그냥 살아보는 거야”라고 이어진다. 인생에 달관한 노시인이 과거의 자신에게 건네는 조언은 지나치게 고민하며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또한 〈시론〉에서는 “처음 말을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말을 하라/ 그 말을 시 아닌 것처럼 쓰라”라고, 〈문학의 길〉에서는 “갈수록 좋아지는 건/ 좋은 시, 남들이 좋아해 주는/ 좋은 시 한 편뿐이다”라고, 〈당신들의 게토〉에서는 “시는 게토가 아니다/ 시는 화통이고 바람이고 바닷물이다/ 당신의 결박을 풀고 밖으로 나오라”라고 말한다. 시력 52년 나태주 시인의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시집 《좋은 날 하자》를 보면, 나태주 시인이 “이제는 내려놓을 시기”라고 한 말이 이해된다. 인생, 사랑, 가족, 자연, 문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노시인의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시들이 결코 훈계조가 아닌 맑고 부드럽고 따뜻한 언어로 지어져 있다. 52년간 남다른 시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온 내공이 은은한 시의 향기로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책 속에서

사막을 가슴에 안는다

얼마나 배고프고
얼마나 춥고, 덥고
목이 말랐으면
바위가 부서져 모래가 되고
끝내 사막이 되었을까!

사막의 마음을 생각한다

아직은 참을 만하고
기다려줄 만하다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너는 더욱
포기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사막을 안는다」중에서

산이 비었다
숲이 비었다
개울이 비었고
개울 물소리마저
비었다
한 사람, 오직
한 사람이 없어서
설악산이 비었고
백담사가 비었고
만해 마을이 비었고
끝내 나마저 비었다.
-「비었다」중에서

우연히 내 안에
들어온 너, 처음엔
탁구공만 하더니

점점 자라서
나보다 더 커지고
지구만큼 자라버렸네

너를 안아본다
지구를 안아본다.
-「사랑」중에서

산사나무 심기를 잘했다
키 큰 산사나무 아래 골담초 나무
그 옆에 앵두나무, 병꽃
더불어 심기를 잘했다
아침마다 나무들 아래
잔디밭 잡초를 골라주면서
올봄에 그 귀하다는 참벌들
꿀 찾으러 와서
닝닝거리는 소리 들으며
생각한다
(…)
그렇다, 무엇보다 오늘도 내가
살아 있는 사람이기를
참 잘했다.
-「참 잘했다」중에서

사람이 그립다
많은 사람 속에 있어도
사람이 그립다
그냥 너 한 사람.
-「그냥」중에서

[목차]
시인의 말

1.
사막을 안는다 | 아침 통화 | 늙은 나태주 | 진주까지 | 백련 | 마스크 사진 | 걱정 | 마스크 천하 | 신라新羅 찬讚 | 강원도 | 휴 | 공명 | 포옹 | 어려운 질문 | 새벽 뻐꾸기 | 힘든 너에게 | 풍선 마음 | 재회 | 서천 역사 | 감상주의자 1 | 감상주의자 2 | 다시 데스밸리 | 시그널 뮤직 | 둘이서 | 꽃다발 | 밤에 피는 꽃 | 배달 왔어요 | 곁에 | 비었다 | 제민천 길 | 삼거리에서 | 새벽 감성을 당신에게 | 아름다운 소비 | 눈에 삼삼 | 강연장에서 | 바다의 선물 | 그대로

2.
소감 | 숨결 | 남해도서관행 | 가을 예감 | 가을 생각 | 속가의 선물 | 괜찮아 | 명절 | 부부 약속 | 어머니의 일 | 꽃나무 모자 | 능소화 아래 | 너 거기에 | 고맙다 | 혼자인 날 | 유리창 너머 | 이별 | 단풍철 | 좋은 때 | 아침 인사 | 첫 열매 | 아기처럼 | 변하는 세상에 | 새벽 시간 1 | 만추 | 가을 이별 | 문자 메시지 | 페르소나 | 애상 | 늦가을

3.
KTX | 뒷정 | 우정 | 청도행 | 산책 | 줄넘기 | 좋아요 | 봄밤 | 먼 곳 | 눈이 삼삼 | 옛집 | 산 너머 | 꽃향기 | 노랑 | 밥 | 엄마의 말 | 수선화 | 빈집 | 우리 마을 | 옛날 | 그래도 그리운 날 | 우리 집 | 논둑길 | 세탁소 주인 | 윤동주 1 | 그냥 | 외로움 | 성형미인 | 다시 묘비명 | 연애 감정 | 아내 | 입술 | 첫 입술 | 김윤식 선생 | 12월 | 창밖 | 평창 | 시론 | 할머니와 손녀 | 삶의 보람 | 주차장

4.
부탁 | 본색本色 | 꽃밭 옆 | 개망초 | 카톡 사진 | 작별 | 잠시 | 겨울 차창 | 소년 | 백팩 | 황금 손 | 세수 | 문학의 길 | 손 하트 | 한강 북로 | 책을 덮는다 | 아이에게 | 설중매 | 간이역 | 분명한 말 | 시루봉 아래 | 산 | 기쁜 일 | 윤동주 2 | 애인 | 아직은 다행 | 흰죽 | 황혼 | 논산 들 | 첫 전화 | 지상에는 없는 일 | 여행지 아이에게 | 함구 | 불만족 | 인생 | 휴가철 | 낙엽처럼 | 헌사

5.
연인 | 자작나무 숲 | 반전 | 새벽 시간 2 | 노 쎄이 | 김종삼 시인 | 활인검 | 눈빛 | 정월 초사흗날 | 공방 | 투정 | 은현희 작가 | 사랑 | 독자와 더불어 | 할 말 없음 | 제비꽃 | 바람 부는 날 | 너는 별이다 | 그것을 믿어야 한다 | 5월, 루치아의 뜰 | 세월 | 그래 | 몸 | 아들아 멈추어다오 | 딸아, 고맙다 | 제삿날 | 그 미소 | 이별 아이 | 돈 | 돈 돈 | 돈 돈 돈 | 돌고 돌아 | 새의 눈

6.
환생 | 최소한의 아버지 | 새삼스레 | 새봄의 전갈 | 당진 가는 길 | 살아남기 위하여 | 응원 | 다만 기도 | 축복 | 봄 나무 | 좋은 날 하자 | 당신도 부디 | 참 잘했다 | 봄날의 이유 | 지음知音 | 부산시 보수동 책방골목 | 당신들의 게토 | 모란 옆에 | 마가렛 | 남의 집 대문간 | 떠난 아이 | 장춘長春 | 허방지방 | 붓꽃 5월 |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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