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다큐멘터리 피디인 ‘마’는 십여 년 전 설립된 이래 한 번도 언론에 노출된 적 없는 로젠탈 스쿨을 취재하기로 결심한다. 대학 동창인 기자 ‘박’의 도움을 받아 학교 이사장의 허락을 얻어낸 마는 촬영감독 ‘곽’과 함께 로젠탈 스쿨이 자리한 낙인도로 들어간다. 로젠탈 스쿨이 공개되는 것을 처음부터 반대했던 교장은 촬영 기간 동안 휴대폰 사용을 금하고 촬영 장소나 인터뷰 대상도 제한하는 등 제동을 걸고, 비서 일을 보던 학생 은휘에게 이들을 감시하게끔 한다. 로젠탈 스쿨은 범죄자를 부모로 두거나 고아인 아이들을 데려다 직업 훈련을 전문적으로 시키는 학교로,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너도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학교와 교사들 덕에 자신이 사람이 됐다며 찬사를 쏟아내지만 마는 획일적이고 억눌린 학교 분위기를 감지하고 의심을 품는다. 그러던 중 우발적으로 발생한 학생들 간의 폭력 장면을 몰래 촬영한 곽이 학교 지하실에 갇히고, 마는 그간 취재한 내용을 모두 압수하려는 교장과 교사를 피해 산으로 달아나는데…….
제목은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인 피그말리온 효과에서 따온 것이다.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학생의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구병모 작가는 이러한 ‘긍정의 힘’이 기성세대에 의해 왜곡된 형태로 전달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태생이 불우한 아이들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길러낸다는 미명 아래 온갖 억압과 폭력이 자행되는 가상의 공간 로젠탈 스쿨은 현재 대한민국 학교와 사회의 뼈아픈 자화상이다.
① <위저드 베이커리>의 구병모 신작_25만 독자가 선택한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위저드 베이커리>의 작가 구병모가 돌아왔다! 가상의 학교를 배경으로 비밀을 지키려는 자들과 이를 밝히려는 주인공이 벌이는 두뇌싸움은 흥미진진하며, 획일화된 우리 교육을 향한 작가의 메시지는 통렬하다.
② 청소년문학의 새로운 이정표_미스터리, 판타지, 호러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데뷔작에 이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과 추리 기법을 도입한 신작은 청소년문학의 새로운 이정표로 꼽힐 만하다. 교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마를 돕는 소녀 은휘와 위험을 무릅쓰고 사건을 파헤치는 다큐 PD 마 역시 가족과 입시 문제에 갇혀 있던 기존의 청소년문학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캐릭터들이다.
③ 비밀로 가득 찬 학교, 아이들의 눈망울에 비친 잔인한 진실_완벽한 시설을 갖추었지만 외딴섬에 자리한 로젠탈 스쿨이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너희 부모처럼 쓰레기같이 살래? 아니면 정직하게 벌어먹는 일꾼이 될래?” 학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어른의 욕망을 아이들에게 투사하는 로젠탈 스쿨의 모습은 우리 교육과 사회의 일그러진 초상이다.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종장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