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모았던 선생님.
반 아이들에게 모아온 이야기를 기꺼이 나누었던 선생님. 바로 그 선생님의 이야기예요.
선생님에게 꼭 선물로 건네고 싶은 그런 이야기요.
“공부하고 싶다는 아이를 딱 한 명이라도 만나면 내가 선생님이 되어 줄 거야.”
학생이 없는 선생님이 있었어요.
선생님에게는 가르칠 학생이 한 명도 없었죠.
선생님은 학생을 찾아 나서기로 했어요.
무작정 집을 박차고 나왔죠.
선생님은 학생을 찾아 바닷가 마을과 높은 산에 있는 마을, 도시의 이런저런 학교를 찾아다녔어요.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학생을 찾지 못했어요.
바닷가 마을의 학교 운동장에는 그물만 가득했고, 높은 산에는 산양과 마멋이 다니는 학교만 있었어요.
도시에는 학용품이 넘쳐났지만 정작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학생은 없었죠.
하지만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공부하고 싶다는 아이를 딱 한 명이라도 만나면 내가 선생님이 되어 줄 거야.”
선생님은 지도를 펼쳤어요.
그리고 학생을 찾아 더 멀리까지 나아가기 시작해요.
‘가르치고 싶다’는 소망은 선생님을 움직이고, 경험하게 하는 강한 동기가 되어요.
하지만 학생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죠.
학생을 찾던 여행은 어느새 선생님을 학생으로 만들었어요.
선생님은 세상의 절반을 누비며 하나씩 배워나가요.
아름다운 것, 신비로운 것, 가슴이 뛰는 것 혹은 절망이나 실패도요.
선생님은 그렇게 가르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선생님도 그 사실을 몰랐지만요.
“너희들이 있어 비로소 선생님이 되었어.”
선생님은 세계를 돌며 많은 것을 듣고 보느라 왜 여행을 떠났는지도 잊어버리고 말아요.
곰곰이 떠올려 볼 때마다 벅차오르면서 서글픈 마음이 함께 몰려왔죠.
언제 떠났는지 아득할 만큼 오래되었을 때, 선생님 앞에 한 아이가 나타나요.
선생님을 찾는 아이였어요.
그 순간, 흐릿해진 기쁨처럼 선생님의 마음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어요.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요.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많은 걸 가르칠 수 있어요.
공부를 가르치고, 생활을 가르칠 수도 있어요.
사랑을 가르치거나 배우는 일의 기쁨을 가르칠 수도 있죠.
학생도 선생님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요.
감사함을 배울 수 있고, 어쩌면 가르치는 일이 소중함을 배울 수도 있어요.
그런데 ‘배움’보다 앞선 가치는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존재’예요.
학생이 없다면 선생님이 될 수 없고, 선생님이 없다면 누구도 학생이 될 수 없죠.
누군가 나를 선생님으로 만들어 주었나요?
혹은 누군가 나를 학생으로 만들어 주었나요?
책을 읽으며 나를 하나의 존재로 만들어 준 이에게 감사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