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2019 뉴베리는 Meg Medina의 《Merci Suarez Changes Gears》를 선택했습니다. 미국에서 라틴계 사람들과 문화를 접하는 건 아주 간단하지만 아직까지 쿠바와는 편하지만은 않을 텐데,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면서 조성된 화해무드가 영향을 줬을까요? ^^ 자신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그 동안 양국에는 견고한 벽이 있었건만 《Merci Suarez Changes Gears》가 그 벽을 허무는 전조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말이 무슨 소용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그럴 만큼 이 작품이 훌륭하고 충분히 상을 받아 마땅합니다.
Meg Medina의 《Merci Suarez Changes Gears》는 열두 살 소녀 Meric을 주인공으로 그녀의 학교생활과 쿠바에서 이민 온 대가족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예전에 3대, 4대가 뭉쳐서 생활했던 것처럼 현재 라틴계 사람들도 대부분 대가족 중심의 생활을 하며, 미국에 건너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이 많은 만큼 참견하는 사람도 많아서 귀찮고 번거로운 일도 많이 벌어지는데요, 예컨대 몇 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게신 할아버지 문제는 모두에게 심각한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공동체라는 울타리는 모두를 끌어안고 이겨나가고자 하는데, 소녀가 학교에서 겪은 가치와 다소 충돌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게다가 부익부빈익빈이라는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도 섞여 있고요.
뉴베리가 이민가정의 문제에 주목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라서 숱한 명작에게 상을 주었고 수상작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많은 작품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Merci Suarez Changes Gears》는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걸 짐작하게 되는데요, 박장대소할 유머로 주제의 무거움을 녹여내면서 읽는 부담을 한껏 떨어낸 것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족의 의미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아요.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