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arthsea Cycle #1 : A Wizard of Earthsea
* The Earthsea Cycle #2 : The Tombs of Atuan
* The Earthsea Cycle #3 : The Farthest Shore
* The Earthsea Cycle #4 : Tehanu
* The Earthsea Cycle #5 : Tales from Earthsea
* The Earthsea Cycle #6 : The Other Wind
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세계 3대 기타리스트, 세계 3대 요리, 세계 3대 미항 이런 구분을 누가 또는 어느 단체가 딱히 기준을 마련해서 정해두는 바는 없지만 보편적으로 그렇게 불리며 (다른 의견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세계 3대 어쩌고저쩌고 수준에 미치지 못할 정도라면 반발과 함께 도태되고 새로운 무언가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계 3대 무엇’이라고 구분할 만한 장르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관심영역에서 소외되었거나 각론이 너무 중구난방이어서 총론으로 규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판타지 문학만큼은 다릅니다. 역대 판타지 중에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그리고 어슐러 르 귄의 《어스시의 마법사》를 묶어서 우리는 ‘세계 3대 걸작 판타지문학’이라고 통칭합니다. 지금 소개하는 세계 3대 걸작 판타지 중의 하나인 어슐러 르 귄의 《Earthsea Series》입니다.
이들 작품 모두 영화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제작 년도를 보면 10년 이내입니다. 걸작이라고 하면서도 영화화되지 않은 이유는 작품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작품이 가지는 환상을 영화로 표현하고 제작할 여건이 되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리고 CG가 발달한 요즘에 와서 줄을 잇고 제작이 된 거죠. 그런데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는 들어봤어도 《어스시의 마법사》는 처음 들어봤다는 분들 계실 겁니다.
르귄의 《Earthsea Series》는 실사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 제목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게드 전기’라는 제목으로 나왔습니다. 애니메이션 ‘게드전기’의 내용은 어스시 이야기 중에 3편인 ‘머나먼 바닷가’를 줄거리 삼고 1권 ‘어스시의 마법사’의 몇몇 모티브와 2권 ‘아투안의 무덤’의 캐릭터와 4권 ‘테하누’의 캐릭터까지 가져와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3, 4권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워낙에 원작이 대단하다보니 평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못했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불러와 늘어진 이야기를 했다는 거죠.
르귄의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진실한 말이 가지는 힘 그리고 사욕과 균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가령, 소설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주인공 게드를 만난 친구의 동생이 “왜 마법으로 빵을 만들어 먹지 않는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이에 마법사 게드는 사물의 본질에 관한 말을 합니다. 그 본질은 바로 이름을 가진다는 것에서 비롯되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천하는 이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어렵게 설명했지만 내용마저 어렵진 않습니다. 마법이 가득한 세상은 신기하기만 합니다. 주문을 외워 배의 돛을 고정시키고 바람을 불어오게 만들어 대양을 건넌다거나, 포악한 드래곤도 마법으로 모두 때려잡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대마법사라는 칭호를 가지게 되는 게드의 모험, 읽는 내내 신이 납니다. 어렵기만 하다면 3대 판타지라고 불릴 수 없겠죠.
개인적으로 《Earthsea Series》는 정말정말 좋아해서 책장 한가운데 ‘The Earthsea Cycle Full Set’뿐만 아니라 한글판 전질까지 고이 모셔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심하면 꺼내보는데 이젠 내용도 달달 외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