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상상을 해봤을 거예요. 자신이 어떤 특별한 존재가 되었을 것이라는 것. 이런 상상의 나래는 한번쯤은 펼쳐봤을 겁니다. 가령, 해리 포터를 대신해서 자신이 호그와트로 마법을 배우러 떠난다거나, 007처럼 최첨단 신무기와 멋진 액션으로 악당을 물리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막연한 상상. 이를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해서 풀어낸 책이 Andrew Cope의 ‘Spy Dog’입니다.
주인공 Lara는 한쪽은 쫑긋 서고 한쪽은 축 처진 귀를 가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점박이 X개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개는 영국 비밀정보국에서 은밀하게 키워낸 Special Agent, 즉, Spy Dog이죠. ‘컴퓨터 형사 가제트’에서 가제트의 뒤치다꺼리와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가며 처리하던 강아지 ‘브레인’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되실 거예요.
그런데 이 Lara는 무려 컴퓨터를 다룰 줄 알고 휘파람도 불 줄 알며 무려 5개 국어를 구사할 줄 아네요. 하지만 정작 인간과 소통은 하진 않아요. (로마신화의 침묵의 여신이 Lara이기도 한데, 지은이는 알고 정했을까요?)
임무를 수행하다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평범한 개(?)인 척하면서 동물보호소를 찾아가 일반 가정에 입양되어 안전하게 숨어 지내는 Lara. 여기서 궁금한 점 한가지, 스파이 훈련을 받은 개의 평범한 모습이란 어떤 걸까요? 아주 쉬워요. 화장실 좌변기에 앉아서 신문을 보고, 오렌지 주스를 빨대로 빨아 마시면 됩니다. 물론 이 사실은 입양된 집의 아이들만 알아요.
특수요원 교육을 받은 개가 강력사건을 해결하는 한편,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아이들과 무난하게 지내기 위한 좌충우돌記.
Andrew Cope의 ‘Spy Dog'은 ‘영국 어린이 도서상(The Children's Book Award)’을 수상하고 영국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도서이다. 적당한 분량에, 아이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좋아 할만한 이야기를 쉬운 단어와 단문영어로 풀어낸다.
한번 손에 쥐면 손에서 떼 놓기가 어려울 정도로 흥미진진한 몰입감을 제공하지만, 단락이 모두 21개로 나뉘어져 있어 적당히 쉬면서 읽기에도 좋다. 아이들이 원서를 스스로 쥐게 하기에는 최상의 선택이다.
by 카탈루냐의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