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지하세계에 사는 두더지는 매일 땅을 파며 살아갑니다. 어느 날 밤 두더지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한 남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게 되죠.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게 된 두더지, 바로 다음 날 바이올린을 구입합니다. 3주 후 바이올린을 손에 넣자마자 설레는 마음으로 가슴에 품지만 들리는 것은 끔찍한 소리뿐입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을 하자 텔레비전에서 들었던 그 연주보다 더욱 멋들어진 소리를 낼 수 있게 됐어요. 음악소리가 널리 퍼지면서 새들은 보금자리를 만들고 농부들은 두더지의 음악으로 평안을 얻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두더지의 음악은 전쟁까지 멈추게 만듭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정말 만화 같고 영화 같은 작품 《Mole Music》입니다. 영화 같다는 말에서 혹여 다른 뉘앙스를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정서를 자극하는 느낌에서 영화 같다는 뜻입니다. 문장으로 음악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곤란함에도 불구하고 감정이입이 굉장하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이 때문에 엄마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작품으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음악이 주는 감성의 첫걸음으로 꼽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예컨대 아이작 펄먼이나 우리나라의 장영주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려주고 싶은데 아이들에게는 어렵죠. 그런데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의 예로 들면서 들려준다면, 이게 바로 클래식의 첫걸음이 되겠죠.
어쩌다보니 샛길로 빠졌습니다만, 《Mole Music》은 감성을 자극하는 최고의 작품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