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영국의 계관작가인 Michael Rosen은 우리나라에 《We're Going on a Bear Hunt》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죠. 작가로서도 사회적으로도 성공하면서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지만, 이런 그에게도 크나큰 아픔이 있습니다. 두 번째 아들 Eddie를 뇌수막염으로 잃은 건데요, 그때 아들의 나이는 Michael Rosen이 성인의 대화를 하게 됐다며 좋아했던 열여덟이었습니다. 아들을 잃은 Michael Rosen의 삶은 그야말로 폐인 그 자체였는데요,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뒤 당시의 감정과 감성을 오롯이 담아냈으니 이 책이 바로 《Michael Rosen‘s Sad Book》입니다.
Roald Dahl과 공동 작업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Quentin Blake가 그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데요, 일러스트가 Michael Rosen의 실제 모습과 굉장히 흡사합니다. 그래서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데요, 첫 페이지부터 그렇습니다. Michael Rosen의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정말 좋아서 웃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됩니다. 너무나 슬퍼서 그 슬픔을 감추기 위해 억지로 웃는 건데요,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저려옵니다. 이후 서서히 극복하는 과정까지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는데요, 지극한 슬픔에 오히려 위로를 받게 됩니다.
흔히 부모님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밝고 환한 이야기가 아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건데요, 감성과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는 슬픔을 담은 책도 읽힐 필요가 있습니다. 학자들의 실제 연구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아무 책이나 골라서 읽힌다면 그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을 텐데요, 따라서 《Michael Rosen‘s Sad Book》과 같이 검증된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합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