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Crying in H mart』는 인디 록 밴드 "Japanese Breakfast" 보컬 미셸 자우너가 자신의 성장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미셀 자우너는 유대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이민자 2세인데요, 전문 작가가 아닌 음악인이자 생활인으로써 쓴 에세이다보니 읽으면서 받는 느낌이 조금 색다릅니다.
성인이 되어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기억을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종종 특정한 사건보다 음식을 많이 떠올리게 됩니다. 엄마가 끓여주던 된장찌개, 혹은 비 오는 날 부침개 등 우리의 뇌 속 어딘가에 잠재되어 있던 맛의 기억이 떠오르며 사랑의 감정이나 애틋함을 떠올리게 되죠.
미셀 자우너도 엄마와의 추억을 한인 마트에서 떠올립니다. 음식을 통해서 말이죠.
성인이 되고 뮤지션의 길을 걸으며 엄마와 점점 더 멀어지던 작가는 25세 때 엄마가 급작스레 암에 걸리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엄마는 투병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납니다.
엄마의 죽음 이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져가던 어느 날 한인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다가 요리를 해 먹으면서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 미셀 자우너는 엄마가 자신에게 전해주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엄마의 깊은 사랑과 함께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으며 간절한 그리움을 담아 부르기 시작한 그녀의 음악은 놀랍게도 다시 세상으로 나가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답니다.
by 케이글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