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넷플릭스 드라마 《Bridgerton (브리저튼)》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로맨스와 가십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영국 상류사회는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의아한 구석도 있습니다. 배경 설정을 어떻게 한 건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공작이 흑인입니다. 또 영국 국왕이 흑인 여성에게 반해 왕비로 삼고, 영국 상류사회에 유색인종이 버젓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현대 판타지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원작이 있습니다. Julia Quinn이 쓴 《Bridgerton》 시리즈로, 우애 깊은 8남매가 각 권의 주인공이 되어 사랑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는 현재 시즌 2까지 공개돼 있는데, 8명의 주인공을 모두 다루는 것이 목표라고 하죠. (그만큼 인기가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말입니다) 이 원작은 드라마처럼 다인종의 가상 국가가 아니라 19세기 리젠시 시대의 보수적인 영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당연히 등장인물도 시대상에 맞게 백인이 주축입니다. 드라마의 비틀기가 오히려 장점으로 어필한 경우라고 할까요.
배경 설정이야 어떻든 재미만 있으면 되죠. 드라마는 시각적으로도 더욱 풍성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습니다만, 제작 여건 때문에 원작과 달라진 점이 많습니다. 있던 캐릭터가 없어지고, 없던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엉뚱한 러브라인이 형성되어서 원작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고요.
드라마 시즌 1의 핵심 중 하나가 ‘레이디 휘슬다운’의 정체 밝히기인데요, 원작에서는 4권에서야 드러납니다. 드라마에서 너무 빨리 공개된 것은 아무래도 시즌 1이 성공을 해야 시즌 2, 3, 4 등등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각색한 결과일 겁니다. 사정이야 어떻든 흐름에 무리가 간 것은 사실인데요, 이런 아쉬움 때문에 관심이 원작으로 폭증하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이렇게 재미있는데, 원작은 얼마나 좋을까 하는 관심 말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꽤나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드라마 시즌 1, 2를 봤으니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소설은 3편부터 보겠다는 반응도 있는데요, 헷갈리지 않으려면 첫 편부터 보는 게 좋습니다. 더 풍성한 재미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드라마라는 레퍼런스가 있으니 소설을 보면서 상상하기도 충분하겠죠.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