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추리소설의 여왕 Agatha Christie의 작품은 그야말로 추리를 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지만, 사실 그녀의 작품은 추리소설의 외피를 쓴 로맨스 소설이라는 말도 있죠. 《The Moving Finger》도 마찬가지인데요,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은 잘난체대마왕 Hercule Poirot이 아니라 Miss Marple입니다.
영국에서도 드물 정도로 평화롭고 순박한 마을에 사고를 당한 비행기 조종사가 요양을 하러 왔다가 벌어지는 사건인데요, 마을 사람들을 헐뜯는 편지가 돌기 시작하면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결말에서 그야말로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추리소설의 기본을 작가가 독자를 속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이 깜빡 속고 말 정도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플 할머니가 다른 작품보다 특별하게 좀 더 활약하진 않지만 어쨌든 그걸 가만히 두고 있질 않아요. ^^
무엇보다 이 마플 할머니가 전하는 메시지가 굉장히 가슴에 와 닿는데요, “무고한 생명이 위기에 처해있을 때, 그런 위험을 회피하며 자신의 안전만을 도모하면서 살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인지 이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보게 됩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