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예전 학창시절에 누가 봐도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가 두 쌍이나 있었습니다. 한 쌍은 그럭저럭 친밀감이 있는데, 다른 한 쌍은 정말 원수라도 진 듯 싸우더군요. 그러면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비슷한 구석이 많아서 싸우게 된다고 하네요.
여기 툭하면 티격태격 싸우는 쌍둥이 자매가 있어요. 알록달록한 색동이불을 고이 나눠 덮고 자는 이 자매, 어릴 때는 덩치보다 이불이 커서 싸울 일이 없었지만 다섯 살이 되면서 둘이 함께 덮기에는 이불이 작아져버렸어요. 서로 돌돌 말아대는 통에 싸움이 그칠 날이 없어요.
그래서 엄마가 각각 따로 이불을 만들어줍니다. 시장에 가서 각자 좋아하는 색으로 골랐습니다. 한 명은 노란색, 한 명은 분홍색이네요. 침대도 따로 만들어줬어요. 이제 떨어져 자게 됐으니 이불가지고 싸울 일은 없어지겠죠? 그런데 왜 잠이 오지 않는 걸까요?
늘 싸우고 부대끼는 자매의 이야기지만, 어느 순간 서로가 없으면 허전해하고 챙기는 애틋한 마음이 보이는 마음 따뜻한 염혜원 작가의 《The Twins' Blanket》입니다. 서울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활동 중인 염혜원 작가는 이수지 작가와 더불어 한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그림책 작가죠. 볼로냐 라가치상, 애즈라 잭 키츠 상, 살롯 졸로토 상 등 정말 화려한 수상이력을 자랑하는데요, 세계에 통하는 한국적인 이야기가 굉장히 멋지게 다가옵니다.
특히 《The Twins' Blanket》에서는 이불보에 새겨진 무늬가 굉장히 낯익고 반가운데요, 요즘 아이들은 이런 이불을 덮지 않아서 그런 정서를 잘 모를 것 같기도 하네요.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