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2016 뉴베리 명예상인 Kimberly Brubaker Bradley의 《The War That Saved My Life》입니다. 뉴베리가 아동문학상인 만큼 당연히 어느 정도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마치 전쟁을 찬양하는 것 같은 제목이라니, 정말 말도 안 되는 느낌이죠. 실제로 주인공은 열 살에 불과한 어린 소녀입니다. 이 어린 소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차라리 전쟁이 자신의 삶을 바꿔주게 된 걸까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도심에 폭격이 집중되면서 런던에 살던 아이들과 임산부들이 한적한 시골마을로 대거 피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부모님과 헤어지게 된 아이들은 선생님의 인솔 하에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서 기차를 타고 가는데요, 시골의 위탁가정에 몸을 의탁하고 전쟁의 포화를 피하게 됩니다. 《나니아 연대기》가 바로 이런 사정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죠.
그런데 《The War That Saved My Life》의 주인공 Ada는 제2차 세계대전보다 더한 전쟁을 매일 겪고 살았습니다. 오른 발이 안으로 접히는 내반족이라는 질환 때문에 제대로 걷지를 못합니다. 아래층 술집에서 일하는 엄마는 이런 장애를 가진 딸이 밉다고 절대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마주칠 때마다 폭행과 폭언을 일삼기만 합니다. 영민함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에 짓눌려 움츠러든 소녀, 그녀의 세상은 창문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런던공습이 벌어질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엄마 몰래 동생 Jamie와 함께 시골로 향하는데요, 하지만 몸이 불편한 열 살배기 소녀와 남동생을 원하는 가정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사람이 Susan Smith인데요, 언제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소녀는 타인의 배려가 너무나 불편해서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흔히 낳은 정과 기른 정이라고 표현을 하죠. 《The War That Saved My Life》가 이야기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인데요,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굉장히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는데, 정말 그 말은 가슴 깊이 새겨둬야 할 경구라고 하겠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