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포도는 영글어가고 수확을 앞둔 시기, 포도농장의 대식구가 친척집을 방문한다.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달려 도착하고 나니 그야말로 시끌벅적하다. 갑자기 식구가 늘어났기에 잘 곳도 먹을 것도 풍족하지 않으나 이들은 개의치 않는다. 아무데서나 먹고 마시며 잔다. 더불어 친척집의 농장일도 열심히 돕다가 파랗게 익었을 포도를 따기 위해 다시 농장으로 돌아간다.
떠들썩한 친척방문기인 《The Relatives Came》입니다. 저자가 1993년 뉴베리 수상작인 ‘그리운 메이 아줌마(Missing May)’의 Cynthia Rylant인데요, 《The Relatives Came》은 그보다 전인 1986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입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생생하게 녹여놨다는 평을 받는 이야기인데요, 그래서 더욱 생동감이 넘쳐 흐르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방학숙제다 선행수업이다 해서 여름방학 자체가 없어진 느낌입니다만,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방학 때는 시골의 친척집을 방문하는 게 당연했죠. 근처의 강이나 바닷가에서 또래의 아이들과 물장구치고 놀다가 시커멓게 타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곤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The Relatives Came》를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가시질 않네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나눠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