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자폐증을 가진 소년 Christopher, 그는 수학과 물리의 천재이다. 수학은 어렵고 흥미로우면서도 언제나 끝에는 정답이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 Christopher, 살인 사건을 다룬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살인자와 그들을 잡으려는 이야기는 퍼즐과 같기 때문이다. 어느 날 밤 Christopher는 이웃집 개 Wellington이 쇠스랑에 찔려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는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만 Christopher는 아버지의 말을 무시하고 진상조사에 나선다. 그가 알고 있는 최고의 탐정 셜록 홈즈의 이야기를 참고삼아 사건을 파헤쳐 나가던 중 엄청난 진실에 맞닥뜨리게 되고…….
흔히 자폐아라고 하면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로 “어머, 엄마가(가족이) 고생이겠다.”를 비롯해서 전반적인 시각은 부정적입니다. 그런데 꼭 부정적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자폐증을 가진 아이 중 일부는 뇌 영역 중 어느 한 부위가 필요이상으로 발달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천재입니다. ‘종의 기원’의 저자 찰스 다윈도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도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페르거 증후군 환자죠.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의 주인공 Christopher도 건강한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 비정상적인 자폐아입니다만, 어쩌면 또래의 아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Christopher의 나이는 열 다섯, 세상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과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애쓰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웃집 개 Wellington을 누가 죽였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하는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은 추리기법을 차용한 성장소설입니다. 여타의 추리소설과 마찬가지로 숨을 멈추게 만드는 박진감과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물론, 추리소설의 백미인 반전도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개 준비돼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작품성은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지만, 여기에 더해 성장소설의 본분을 잃지 않고 자폐아들의 내면세계를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조각처럼 섬세하게 그려내 탄성이 저절로 터지게 만듭니다. 자폐아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은 어떤지, 남들에게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쉽게 말을 하지만 과연 그 말을 지키고 있는지, 한번쯤 되돌아보게 합니다.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이 출간됐을 때 세계 유수의 언론은 《호밀밭의 파수꾼》을 연상시킨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카네기 메달을 비롯해서 영국의 문학상인 휘트브래드 문학상과 영국예술협회상, 브리티시 북 어워드 등 최고의 상을 모조리 석권합니다.
천재가 주인공인 만큼 상당한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으며,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는 유머가 넘치는 책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