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Willoughby 가족은 그야말로 엽기가족입니다. 아이들은 ‘빨간 머리 앤’을 떠올리며 고아가 되려하고, 엄마와 아빠는 ‘헨젤과 크레텔’을 생각해 아이들을 버리려 합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가족이라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짐작도 되지 않네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돌보는 정이 넘치는 가족? 이 엽기가족은 웃기는 소리하지 말라고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제거하려고 음모를 꾸미다니, 세상에……
저자 Lois Lowry는 최근 가장 잘 나가는 동화작가죠. 모르는 사람이 없지 싶은데, 그래도 고개가 갸웃거려 진다면 그냥 그녀의 다른 작품 리스트만 확인하면 됩니다. 바로 “아~! 이 작품의 작가였어?”하는 소리가 나올 겁니다. 그녀가 이번에 새롭게 가지고 온 작품은 고전 명작을 이리저리 비틀어 전혀 다른 색깔로 빚어낸 패러디 동화로, 익살과 풍자가 철철 넘치는 이야기입니다.
《The Willoughbys》를 읽노라면 입에서 ‘꺽꺽’ 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절로 나옵니다. 우는 소리가 아니라 웃느라 숨을 못 쉬는 소리인데요, 정말 웃느라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무엇보다 어린이 문학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풍자가 있다는 것이 《The Willoughbys》가 가진 놀라운 장점입니다. 아이들 책에서 무슨 풍자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게 당연합니다. 정치 풍자, 사회 풍자와 같이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한 비꼼이 풍자인데요, 어린 아이들이 그러기에는 전반적인 인식과 경험이 부족하죠. 이것을 Lois Lowry는 고전 명작동화를 끌어와 멋지게 해결하는데요, 앞서 언급했던 ‘빨간 머리 앤’ ‘헨젤과 크레텔’ 외에도 ‘비밀의 화원’이나 ‘메리 포핀스’ ‘작은 아씨들’ ‘크리스마스 캐럴’ ‘폴리애나’ 등 13편의 원작동화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됩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