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정부가 지어준 Winter House에 사는 북극의 에스키모 소년 러셀은 아버지의 담배로 인한 밭은기침소리를 비롯해서 현재의 환경이 어쩐지 불편하다. 이런 심정을 알게 된 아버지는 러셀을 향해 마을의 맹인노인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라고 권한다. 러셀은 맹인노인을 통해서 에스키모인들이 가지고 있던 진실에 한발자국 다가서게 되는데, 그것은 에스키모인들은 모든 사물에 대해서 노래를 또한 자신의 노래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문명화로 전파된 서양선교사가 샤머니즘을 금한 후 모든 노래를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 러셀은 자신의 노래를 찾기 위해 옛 선조들의 발자취를 쫓아 개썰매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데…….
기계문명의 발달과 함께 삶의 편리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어서 마냥 좋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예컨대 최근 10여 년 사이 디지털치매 또는 디지털난청이라는 전대미문의 질환이 극성인데요, 휴대전화가 발달하면서 자기 집전화번호마저 기억 못하는 건 다반사요, 매일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다니는 10대 청춘은 가는귀가 먹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19세기에도 마찬가지여서 당시에는 신기술을 반대하는 Luddite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죠.
저자 Gary Paulsen은 지나친 기계문명을 비판하는 Luddite 활동가로 분류가 되기도 하는데요, 그렇다고 무조건 과거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생전 2백 권이 넘는 수많은 아동·청소년 작품을 통해서 이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Dogsong》입니다.
주인공 러셀을 통해서 전하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은 정말 놀랍습니다. 러셀이 개썰매를 타고 선조들의 자취를 좇는 과정, 그리고 인간이 자연과 융화되어 가는 과정은 참으로 아름답고도 감동적입니다. Gary Paulsen은 실제로 1,850km나 되는 개썰매 대회를 두 번이나 완주한 경력이 있는데요, 이러한 저자의 경험이 책 속에 선명하게 녹아있어 그 감동이 더욱 진하게 다가옵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스피디한 전개에 눈을 뗄 수 없는 작품 《Dogsong》, 정말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