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희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 ‘Hope’ 하지만 그녀는 어쩐지 자신의 처지가 불쌍하다. 얼굴도 모르는 아빠와 자유분방한 삶을 꿈꾸며 자신을 버리고 간 엄마, 덕분에 호프는 요리사인 이모와 함께 살며 이모를 따라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닌다. 그러던 중 이모가 동업자에게 배신을 당해 가진 돈을 모두 잃게 되자 둘은 위스콘신 주의 작은 마을 멀허니에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호프는 이 곳에서 불치병과 싸우면서도 작은 마을 멀허니를 걱정해 시장선거에 나서는 식당주인 스툽을 만난다.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우리 한국사회의 병폐 또는 타락의 온상처럼 여기는 것이 정치(政治)입니다. 아무래도 그 동안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실망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겠죠. 오죽하면 좋은 만남을 가지기 위해서 절대 꺼내지 말아야 할 두 가지가 정치와 종교이며 그 중에서도 정치라는 말이 있을까요. 이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정치와 비슷한 말만 꺼내도 화들짝 놀라며 기겁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그렇게 닮고자 하는, 우리보다 정치체제가 과장해서 100년은 앞서 있다는 미국은 어떨까요? 그들은 어릴 때부터 정치교육을 시킵니다. 그렇다고 어른의 사고방식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지역을 가르고 학연과 지연 등의 인맥을 강조하지도 않습니다. 조언은 하지만, 생각의 사상의 자유를 존중해서 전적으로 선택은 자녀에게 맡깁니다. 그래서 한 가정에서도 아버지는 공화당, 어머니는 민주당, 자녀는 녹색당을 지지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죠.
단순하게 지지하는 정도로 그치지 않습니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후원금을 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모인 후원금이기에 정당은 투명하게 집행하고 건전한 정치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뭐 전혀 없다고는 말 못 하지만 불법 정치자금 문제는 상당히 근절되겠죠.
《Hope Was Here》는 굳이 분류하자면 정치동화입니다. 주인공 Hope가 선거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 중의 하나인 정치를 습득해 가는 모습과 성숙한 Homo Politicus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2001년 뉴베리상을 거머쥡니다. 우리의 시각으로는 상당히 불온(?)한 동화인 《Hope Was Here》에 뉴베리상을 수여했다는 것은 정치의 중요성을 그만큼 강조하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죠. 우리나라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참고로, 기원전 고대 로마에서는 라틴어와 그리스 문법, 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레토릭,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변증학 그리고 산수, 기하, 역사, 지리를 8살 때부터 가르칩니다. 레토릭과 변증학이라니, 고대 로마는 정치의 중요성을 그 때부터 알고 있었나 봅니다. ^^ 하긴 정치방식으로 세계를 제패했으니 그리 놀랍지도 않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