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땅 속에서만 사는 두더지가 어느 날 하늘에 휘엉청 걸린 달을 봤어요. 너무나 아름답고 마음에 들어서 달 따기 도전에 나섰습니다. 점프를 하다가 긴 막대기도 휘둘러보고, 도토리를 던졌다가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보기도 합니다. 그 바람에 잘 자고 있던 토끼도 깨우고 고슴도치도 깨우고 온 동네 친구들을 다 깨우네요. 그러다가 떨어져서 물웅덩이에 빠지는데요, 어라? 하늘의 달도 자신과 함께 웅덩이에 떨어졌네요. 그 때 달이 구름에 가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엉엉 울기 시작하니 친구들이 달려오는데요…….
지금은 빛 공해가 너무 심해서 별빛은 물론이고 밝은 달빛을 느끼기에도 힘들어졌죠. 하지만 가로등도 희미하던 예전에는 달하고 놀기에 참 좋았습니다. 이리로 가도 저리로 가도 따라오는 달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폈죠. Jonathan Emmett과 Vanessa Cabban의 《Bringing Down the Moon》은 달과 함께 놀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그야말로 동심 가득한 그림동화인데요, 흐르는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순수함이 가득하지만 그 속에 과학적 사고와 경험이 녹여져 있어서 달에 대해 생각해보기에도 참 좋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